청소년 축구 "수능 잘봤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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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 이하 청소년축구대표팀 박성화 감독이 토실토실한 두 마리 토끼를 사냥했다. '수원컵 우승'과 '세계선수권 엔트리 확정'이다.

한국은 지난 8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마지막날 호주와 0-0으로 비겨 1승2무로 슬로바키아와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차(한국 +2, 슬로바키아 +1)로 제치고 우승, 상금 6만달러를 받았다. 세 경기에서 무실점 선방한 골키퍼 김영광(전남)은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대표팀은 이번 수원컵을 세계선수권대회(27일 개막.UAE)를 앞둔 '최종 모의고사'로 설정했다. 세계선수권 예선에서 맞붙을 독일.파라과이.미국과 스타일이 비슷한 슬로바키아.콜롬비아.호주(모두 세계선수권 출전팀)와 경기를 치르면서 선수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줬고, 다양한 전술 실험도 했다.

박성화 감독은 "수원컵 우승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수비 라인이 안정감을 찾았다는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골 결정력과 세트플레이의 정교함, 수비에서 공격 전환시 날카로움이 떨어지는 것은 문제라고 인정했다. 조영증 대한축구협회 기획실장은 "수비수 뒤로 찔러주는 날카로운 스루패스가 보이지 않는다. 공격 루트가 단조롭고 템포도 느리다"고 지적했다.

박감독은 "최종 엔트리의 윤곽을 잡았다. 유럽.남미 팀과 맞붙어 보니 체력과 스피드가 떨어지는 선수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박감독이 직.간접적으로 언급한 '최종 생존자'는 중앙수비에 김치곤(안양).김진규(전남), 사이드백에 이호진(성균관대).박주성(수원).김치우(중앙대), 중앙 미드필더 권집(수원).이호(울산), 측면 미드필더 이종민(수원) 등이다. 공격진에는 정조국(안양).김동현(오이타)에 최성국(울산)이 가세한다. 유일한 고교생 박주영(청구고)도 박감독의 높은 평가를 받아 합류가 유력하다.

대표팀은 10일 밤 21명이 파주 트레이닝센터에 다시 모인다. 임유환(교토)이 합류하지 않는다면 이 멤버가 14일 제출하는 최종 엔트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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