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트 헐 독주시대 온다|미 프로 아이스하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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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아이스하키의 황제 웨인 그레츠키(31·LA킹스)를 위협하는 무서운 선수가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에 등장, 화제가 되고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60∼70년대 최고스타 고디 하우와 쌍벽을 이뤘던 보비 헐의 아들인 브래트 헐(26)로 피는 못 속인다는 속설을 얼음판 위에서 증명하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블루스팀 창단이래 최고의 골잡이로 각광받고 있는 헐은 1m78cm·1백kg으로 다소 둔해보이지만 느닷없이 쏘아대는 슛은 골키퍼들이 전혀 예상치 못하며 어떻게 골을 허용했는지 의아해하기 일쑤.
헐은 최근 3시즌을 통해 1백94골을 터뜨려 그레츠키, 마리오 레미유(26·피츠버그 펭귄스)와 함께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 걸출한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77골을 기록한 헐은 NHL역사상 최고득점 4위에 랭크(1위는 그레츠키가 81∼82시즌에 작성한 92골)돼 세인트루이스시 스포츠역사상 프로야구의 스탠 뮤지얼아래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 시즌 MVP가 확실시되고 있는 헐은 NHL에서 맞상대가 없을 정도로 주가가 폭등하고 있는 중.
그레츠키가 노쇠현상을 보이고 레미유가 최근 2년간 허리부상에 시달리고 있어 헐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 되리라는게 현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블루스팀과 지난해 4년간 7백10만달러에 연봉을 체결한 헐은 구단제시액에 서슴없이 서명, 연봉문제에 따른 잡음이 전혀 일지 않는 선수로도 유명해 다른팀 선수들마저 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장외생활의 성실도와 경기중 전광석화 같은 헐의 묘기는 팬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 소속팀의 TV중계 계약을 유리하게 할 정도.
헐은 왕년의 아이스하키스타 보비 헐(NHL 16시즌 출전, 통상 6백10골, 65∼66시즌 최초로 50골 돌파)의 아들로도 유명한데 아버지 후광을 질색해 NHL 최고의 레프트웡으로 불리는 아버지 포지션을 피해 라이트윙으로 바꿀 정도다.
또 헐은 체력과 파워위주로 경기를 펼친 아버지스타일을 완전히 탈피해 독창적이고 부드러운 경기운영을 고집, 성공을 거뒀다.
헐은 대학시절 기량이 두드러지지 못해 중간급선수로 평가받기도 했다.
지독한 노력파인 헐은 끝없는 훈련으로 86년 미네소타대학 2학년 때 미국 올림픽대표로 선발된 것을 계기로 기술이 급속도로 향상됐으며 체계적인 하계훈련을 통해 돌파력이 배가돼 NHL최고의 슈터로 등장했다.
88년 프로데뷔 때 수비수로 나선 헐은 교체선수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으나 브라이얀 수터코치가 비디오분석결과 공격형 선수로 기용하면서부터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공격선수로 변신한 헐은 88∼89시즌에 41골을 터뜨려 팀의 최고골게터로 발돋움했다.
이후 헐은 아이스하키의 떠오르는 스타로 각종 기업들로부터 광고계약이 쇄도하고 있으며 코카콜라사는 아예 회사의 간판모델로 계약해버렸다. 또 타이거전자회사는 그레츠키-헐의 비디오게임을 만들어 올 여름 시판할 예정이다.
헐의 날렵한 스냅 슛과 정확한 위치선정은 상대선수를 혼쭐나게 만들고 있는데 보통 한경기에서 2명의 선수가 헐의 마크맨으로 기용된다.
헐은 자신의 경기전략이 육체에너지 활용보다 정신력 강화, 집중력에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아이스하키계는 과연 헐이 캐나다출신의 그레츠키를 언제쯤 능가할지 주목하고있다. <장 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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