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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개인 '팔자'- 외국인 '사자' 매매공방 더욱 거세질 듯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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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증시가 800선을 넘나드는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전주 말보다 21.69포인트(2.77%) 뛰어오르며 804.05로 마감했다. 연초보다 28.1% 오르며 지난해 7월 이후 16개월 만에 800선을 회복한 것이다.

내수 부진으로 체감 경기가 여전히 좋지 않다는 점에서 증권가에서는 놀랍다는 반응이 주류다. 하지만 증시가 살아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오랜 저금리에 따라 세계적으로 과잉 상태에 있는 현금 자산이 경기 회복세를 타고 증시로 꾸준히 들어가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경기 회복의 마지막 걸림돌이던 고용지표까지 개선되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영국과 호주는 소비 지출과 주택값의 거품 억제를 위해 전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고, 중국은 경기과열 해소에 고심할 만큼 세계 경제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외국인투자가도 국내 증시에서 전기전자 업종 편식에서 벗어나 조선해운.석유화학 업종으로 매수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다. 연초 이후 누적 순매수(산 금액-판 금액)도 11조6천3백86억원으로 늘어나 외국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40.5%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는 여전히 매도에 치중하고 있어 매매 공방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외국인은 세계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내년 이후 국내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할 때를 대비해 주식을 계속 사모으는 반면 개인은 철저히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개인들의 증시자금 수위를 가늠하는 지표인 투신권의 수익증권 잔고는 1백50조원선이 무너졌다.

이번주에는 주가지수 옵션 만기가 돌아오면서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도가 증시를 흔들 가능성이 있다.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1조6천억원에 달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시중 금리가 오르는 것도 증시에는 악재다. 아파트 투기 열기는 주춤하고 있지만 예금 등 안전 자산의 금리가 오르면서 시중 자금이 증시보다는 예금 등에 머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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