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어트미사일 구입 안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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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리 실정에 안맞고 경제부담 너무 커 결론/스커드 요격때 파편못막아/북한 남침때 단거리 미사일 쓸 것/18포대 보유에 수조원 필요
걸프전이후 일부외신에서 우리 정부도 패트리어트미사일을 구입하려 한 것으로 보도했으나 정부는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과 경제사정상 맞지않아 구입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9일 『북한이 이번 걸프전에서 이라크가 사용한 스커드미사일 발사대를 15기이상 보유하고 있고 미사일을 대량생산,수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그동안 패트리어트미사일의 구입여부를 검토한 바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패트리어트미사일의 명중률이 80∼90%라는 미언론의 보도에도 불구,현지에서의 보고는 50∼60%밖에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여러가지 조건을 따져볼때 대북한 심리전과 우리국민의 사기진작이라는 효과외에 현실적인 대응수단이 될 수 없다는 판단아래 구입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패트리어트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서울에만 3개포대,전국적으로 18개포대를 설치해야 하고 6∼7개대대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발사대 등의 가격도 포대당 2억∼3억달러(한화 1천4백억원∼2천1백억원)나 되고 1발에 10억원의 돈이 드는 현실을 감안하면 다른 방법으로 전력을 강화하는 것이 보다 경제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특히 걸프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에 배치됐던 패트리어트미사일은 1단계(PACI)무기로 발사된 스커드미사일의 요격거리가 2∼3㎞밖에 되지않아 직격탄의 피해는 줄일 수 있었으나 요격후 파편에 의한 피해를 막지못해 대치거리가 짧은 한국에서는 비실용적이라고 말하고 현재 개발중인 2단계(PACⅡ)수준이 돼야 20∼25㎞ 전방에서 요격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북한이 기습남침을 하게될 경우엔 우리 전장의 종심이 짧아 스커드미사일보다 단거리미사일을 사용할 가능성이 더 있다』고 말하고 『남침을 억제하기위한 수단으로서의 패트리어트미사일이 갖는 기능은 그저 심리적 안정차원 이상의 의미를 가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전반적으로 국방비는 감소추세에 있어 엄청난 재정부담이 발생하면서 전쟁억지력의 측면에서 효용가치가 상대적으로 적은 패트리어트미사일의 구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북한은 현재 사정거리 3백㎞의 스커드미사일B와 5백㎞의 개량형을 대량생산,시리아 등에 수출하고 있는데 이 미사일은 화학·핵탄두의 장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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