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길 3방…롱런 채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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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사라고사(스페인)=외신종합】WBC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문성길(28·카멜 프로모션)이 타이틀 롱런의 고비가 되는 동급1위 나나 코나두(26·가나)와의 지명 3차 방어전을 멋진 TKO승으로 장식했다.
문성길은 16일 밤(한국시간 17일 오전) 스페인 북부공업도시인 사라고사에서 벌어진 타이틀전에서 4회 들어 도전자 코나두를 코너에 몰아 넣고 무차별 소나기 펀치를 퍼부어 종료 4초를 남기고 미국인 조 코테스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로써 한국 프로복싱은 지난 89년 6월 WBC 플라이급 챔피언 김용강이 태국에서 소트 치탈라다에게 판정패, 타이틀을 내준 후 해외원정 세계 타이틀 매치에서 9연패 끝에 처음 승리를 거두게 됐다.
이날 문은 1회 발이 빠른 코나두의 날카로운 잽에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2회 들어 몸통공격에 이은 오른손 롱 훅이 코나두의 안면에 작렬, 다운을 뺏으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았다. 기선을 제압한 문은 3회부터 코나두를 마구 몰아 붙여 4회 들어 코너에 몰린 코나두의 몸통과 안면 등에 융단공격을 퍼붓자 코데스 주심은 2분56초쯤 경기를 중단시키고 문의 TKO승을 선언했다.
이날 승리로 13승(10KO)1패를 기록한 문은 오는 6월 하순 필리핀의 레이 파시오네스(동급 4위), 혹은 일본의 마쓰무라 겐지(동급 8위)를 국내에 불러들여 선택 방어전을 치를 계획이다.
문은 지난해1월 1차 방어전에서 코나두의 도전을 받아 부상으로 인한 9회 판정승을 거뒀으나 코나두 측의 이의 제기로 WBC지명으로 재대결을 갖게 된 것이다. 또 양측은 대전료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대전 흥행권을 국제 공개 입찰한 끝에 스페인 프로모터에게 15만 달러로 낙찰됐다. 이에 따라 문은 대전료로 공개입찰액의 75%인 11만2천5백 달러(약 8천4백 만원)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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