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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연구」체계 갖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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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조선후기 실학사상을 종합적으로 연구할「한국실학연구회」가 16일 발족한다.
국내의 실학연구자 70여명은 16일 오후2시30분 성균관대 본관계단강의실에서 실학특별강연을 경한 학회창립총회를 갖는다.
실학연구는 학계의 지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방대한 학문체계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학회가 없었다. 따라서「한국실학연구회」의 출범은 실학연구발전을 위한 획기적 계기로 주목된다.
기존 실학연구모임은 다산 정약용의 사상을 연구하는「다산연구회」와「다 산학 연구회」의 두 곳에 불과했다.「다산연구회」는 서울의 학자들이 중심이 돼 매주 강독 회를 갖고『목민심서』6권을 국역·출판했으며,「다산 학 연구회」는 부정기적으로 학술지『다산 학 연구』를 발간해 왔으나 모두 다산에 관한 연구에 국한됐었다.
「한국실학연구회」는 이같이 개별적·부분적으로 연구돼 온 실학사상을 종합적·포괄적으로 연구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출범한 것.
정치·경제·문학·철학·자연과학까지 걸쳐 있는 실학의 방대한 학문체계에 본격적으로 접근할 수 있기 위해 다양한 전공분야의 학자들이 발기회원으로 참가했다.
실학관련 문학·사상·철학의 권위자로 인정받아 온 이우성 교수(전 성균관대)를 중심으로 강만길(고려대)·이만열(숙명여대)교수 등 역사학자와 윤사순 교수(고려대)등 철학자, 송재소 교수(성균관대)등 한문학자, 금장태 교수(서울대)등 종교학자, 김시방 교수(성균관대)등 국문학자, 안병직 교수(서울대)등 경제사학자, 김진균 교수(서울대)등 사회학자, 박성래 교수(외국어대)등 과학사학자까지 참가했다.
연구회는 정식창립 후 분야별 연구자, 특히 박사과정의 젊은 연구자들에게 문호를 개방, 국내의 실학연구 인력을 망라할 계획이다.
실학연구는 일제 식민지치하에서 정인보·홍명희 등 선구적 연구자들에 의해 민족적 자긍심을 불어넣기 위한 항일운동차원에서 시작됐다. 이후 70년대 이우성·정창렬 교수 등으로 이어지면서 연구가 활발해졌으나 아직까지 방대한 학문적 유산의 10∼20%만 재조명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연구과제는 무궁무진한 셈이다.
연구회는 태동단계부터 우리나라의 앞선 실학연구성과를 중국·일본 등 아시아 각국에 나눠주고자 하는 국제학술교류의 뜻을 안고 출발했다.
학회결성준비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5월 성균관대「대동문화연구소」주최「동양학국제학술회의」에 참가했던 중국과 일본 교수들이 국내학자들에게 학술교류를 위한 국별 연구회조직을 요청한데서 비록 됐다.
「중국실학연구회」와「일본실학연구회」가 이에 따라 곧 정식 발족할 예정이며, 2년마다 3국의 연구회가 국제학술대회를 번갈아 열 계획이다.
연구회는 또 중국학자들과 공동으로『한중실학사상사논고』를 내년 상반기 중 펴낼 계획이며, 국내학자들의 논문집도 정기적으로 퍼낼 예정이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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