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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경쟁/도시 낮고 농촌 높다(지자제 표밭현장: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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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6∼55세 장년층·농상업이 절반 차지/고급 전문인력 없어/고졸·대졸 33%씩 고른 학력분포/“열기 저조” 투표율도 낮을까 우려
시·군·구의회선거 후보자등록이 13일 마감되고 16일부터는 지역별로 합동연설회에 돌입하게 되면서 지자제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달구어지기 시작했다.
○…13일 오후 5시 전국의 지역선관위에 등록한 후보자는 1만1백20명으로 2.35대 1의 예상수준을 크게 밑도는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마감을 하루앞둔 12일까지만 해도 전국 66개선거구에 후보등록자가 없어 일부지역의 정원미달사태까지 우려됐으나 마감결과 미달지역은 한 곳도 없었고 4백41개선거구 5백47명이 무투표당선이 확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달지역이 없게된 것은 민자당측이 13일 하룻동안 지구당위원장을 동원,메우기작업을 한 결과로 분석된다.
당초 3.5대 1에서 5대 1까지의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후보등록률이 이처럼 낮게 나타난데는 뇌물외유 및 수서사건 등으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것도 큰 이유지만 갑작스런 기초의회 분리선거 확정으로 인한 선거일정 촉박도 후보희망자들의 발목을 붙잡는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30년만에 실시하는 지자제에 대한 홍보부족으로 유능하고 참신한 인물들이 선뜻 지방의회에 발을 들여놓으려 하지 않고 있고 지역주민들도 「내마을 일꾼」을 뽑는다는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경쟁률 저조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선거관리위원회의 엄격한 유권해석과 검찰의 시퍼런 서슬이 결과적으로 후보희망자들의 심리적 위축을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시와 5개직할시의 경쟁률이 전국 평균경쟁률보다 현저히 떨어진다.
대구지역은 1.6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무투표선거구도 60개로 전체선거구 1백41개의 43%나 차지하는등 등록저조현상이 두드러졌는데 이는 지역적으로 여성이 워낙 강해 아예 야당측에서 후보를 내는 것을 포기했고 여당의 교통정리가 먹혀든 탓으로 분석된다.
서울등 대도시경쟁률이 낮은데는 명예직인 지방의회 의원으로서 「희생」할 필요가 없다는 도시적 특성의 개인화 경향이 강하게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정치인에 대한 전반적인 환멸감도 큰 작용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도저농고」현상은 강원·전남북·충남북지역의 경쟁률이 높은데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이와는 별도로 경기도지역의 경쟁률이 2.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은 수도권지역으로서의 개발기대심리등도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선관위측은 이처럼 낮은 경쟁률이 결과적으로 지방의회에 대한 무관심을 부채질해 오는 26일의 투표에서 기권사태를 유발,투표율 저하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25세에서 45세까지의 청·중년층이 후보자의 31.7%밖에 등록하지 못했으며 46세에서 55세의 장년층이 43.7%로 절반가까이 차지한 것은 상공업·건설업 등 자영층 업자들이 많이 입후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학력별로는 고졸이 33.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졸이상이 33.5%로 비교적 고학력자의 입후보자가 많았으나 국졸·중퇴·중졸·고퇴·독학도 31.1%를 차지,고른 분포를 보였다.
직업별로는 농업 30.3%,상업 25.7%로 농·상업이 절반이상을 차지했고 건설업 6.8%,회사원 4.8%,공업 3.8% 순으로 나타났으며 교육자 56명,종교인 33명,공무원 16명도 입후보등록을 했다. 변호사등 고급전문인력은 단 1명도 없어 중위직급에서 주로 지망. 노총발표에 따르면 노조출신 후보는 37명.
여성후보자는 1백23명으로 전체후보자의 1.2%에 그쳐 여성의 정치참여 분위기가 형성돼있지 않음을 입증했으며 그나마 서울 55명,경기 22명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도에서는 여성후보자가 10명을 넘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국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충남 천안시 원성동으로 8대 1을 기록했다.
○…시·군·구의회 선거 후보자의 성향과 출신은 민자·평민당의 지역적 기반을 그대로 반영해 지난 88년 13대 국회의원선거의 양상을 답습할 것으로 전망.
민자당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민자당당적을 가진 후보자가 전체의 42.8%(4천3백39명)로 단연 우세하며 평민 14%,민주 1.8%,민중당출신이 0.2%로 집계.
또 전체의 41.5%(4천1백72명)인 무소속후보자의 절반이상이 친여성향임이 확인되자 민자당 당직자들은 예상대로의 압승을 장담하고 있다.
특히 영남의 경우 예상대로 평민당이 대구에서 1명의 후보자밖에 못세우는등 부산·대구·경남북 후보자 3천55명중 평민당후보가 고작 19명에 불과하자 『집안끼리 싸울테니 지켜만 볼 뿐』이라고 여유.
호남지역에선 광주의 경우 평민당후보(96명)에 비해 떨어지지만 58명의 후보자가 나왔다며 민자당은 크게 만족해하는 눈치로 이번 기회에 호남쪽에도 어떻게든 기반을 마련하느라고 조심스레 전략을 짜는 모습.
다만 서울의 경우 민자(45.8%) 평민(28.3%)이 접전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당지원등 열전이 예상된다.
이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은 호남에 한명의 후보도 내지못했고 기반인 부산(23명)과 서울(25명) 경기(47명)쪽에 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민당은 14일 이번 기초의회선거 후보등록 마감결과 평민당원이나 친평민인사가 모두 1천5백24명이 후보로 나서 전체정원 4천3백4명의 35.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체후보등록자수 1만1백24명의 15%에 해당된다.
지역별로 보면 평민당 아성인 호남의 경우 광주가 의원정수 1백10명에 1백7명이 등록,97.2%를 기록했고 전남은 의원정수 3백37명에 3백14명으로 93.1%,전북은 의원정수 2백80명에 2백69명으로 96.1%를 기록하는 등 모두 70% 이상인 반면 대구는 정수 1백82명에 1명만 등록했고 부산 3백3명에 12명,경북 4백4명에 16명,경남 4백53명에 20명이 등록하는 등 5% 미만의 저조한 등록실적을 보여 심한 지역편차를 보였다.
경인지역을 보면 서울이 7백78명에 3백97명이 등록,51%를 기록했고,인천은 1백53명에 33명으로 21.5%,강원 2백40명에 53명으로 22%,경기 5백26명에 1백80명으로 34.2%를 기록했다.<이규진·박보균·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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