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야구] 한국, 일본에 2대0 패…올림픽 본선진출 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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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0-2로 완패, 올림픽 출전이 좌절되는 순간 이승엽(右) 등 한국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12년만에 올림픽 진출이 좌절됐다.[삿포로=연합]

아테네 올림픽의 꿈을 싣고 지중해를 향해 떠난 야구대표팀 김재박호(號)가 숙명의 라이벌 일본의 땅 삿포로에서 멈췄다.

7일 제22회 아시아선수권 겸 아테네 올림픽 지역 예선 마지막 날 경기가 벌어진 일본 삿포로돔. 그곳에는 김재박 감독이 현역 시절 보여준 기적의 개구리 번트도, 한대화의 극적인 3점 홈런도, 구대성의 눈부신 완투도 없었다. 3만9천명의 관중이 돔구장에서 뿜어내는 열기 속에 한국타선은 침묵했다.

그 무거운 침묵 속에 한국이 갈망했던 아테네행 티켓이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1992년 바르셀로나행 티켓을 놓친 뒤 12년 만에 닥친 '올림픽 본선진출 좌절'이었다.

'마지막 승부'로 배수의 진을 친 한국은 선발 이승호(LG)가 4와3분의1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고, 이틀 전 4이닝을 던진 임창용이 3이닝 1실점으로 투혼을 불살랐지만 두꺼운 일본 마운드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0-2로 완패, 1승2패로 3위에 그쳤다.

일본은 시드니 올림픽에서 한국에 당한 연패의 수모를 안방에서 반드시 갚겠다며 총력전을 펼쳤다. 와다-구로다(6회)-이와세(7회)-고바야시(8회) 등 초특급 투수들을 총동원, 한국의 공격을 차단했다. 이들 네명의 투수가 올시즌 정규시즌에 올린 성적은 무려 32승37세이브다.

한국은 2회말 1사 후 박재홍의 2루타로 먼저 찬스를 잡았으나 정성훈.장성호가 침묵, 선취점을 얻는 데 실패했다. 3회초 미야모토의 적시타로 1점을 먼저 내준 한국은 4회말 김종국.박재홍의 안타와 정성훈의 몸맞는 공으로 2사만루의 황금찬스를 잡았으나 장성호가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0-2로 뒤진 6회말 1사 1, 2루의 찬스를 놓치면서 패전의 암흑 속으로 빠져들었다.

일본은 3승으로 1위, 이날 중국을 3-1로 이긴 대만이 2위(2승1패)로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삿포로=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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