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진필중 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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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스토브리그 태풍이 시작됐다. 6일 마감한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신청 결과 역대 최다인 13명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1999년 FA제도 도입 이후 2000년 6명 등 해마다 평균 4~5명이 FA를 선언했던 것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마감 하루 전인 5일까지 FA 신청서를 낸 선수는 10명이었으나 마지막 날 LG 유지현.롯데 가득염.삼성 김종훈이 가세, 대폭 늘었다. 이는 과거엔 FA 선언이 일부 스타급 선수의 '대박' 기회로만 여겨졌으나 최근엔 당연한 '권리행사'로 보는 선수들의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팀당 FA를 2명까지 영입할 수 있게 돼 팀 간 전력 보강에 커다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KBO 규약상 FA 신청자가 9명을 넘으면 8개 구단은 타 구단 출신 FA를 2명까지 영입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불가능했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더구나 올해 나온 FA들은 선발.마무리 투수, 내야수, 외야수 등 포지션이 다양해 각 팀은 구매 의사를 높이고 있다.

특히 투수가 가장 인기다. LG 이순철 감독.롯데 양상문 감독이 모두 취임사에서 "투수 보강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감독은 구체적으로 진필중의 이름까지 거론했다. 올해 광주에서 '기아 문화'와 코드가 맞지 않았던 진필중 역시 시즌 내내 "내년에는 서울행"을 고집했던 터라 현재 나와 있는 카드 중에선 양측이 가장 잘 맞는다는 예상이다.

올해 다승 2위(15승)인 이상목(한화)은 요구 조건을 밝히지 않았으나 대구 성광고 출신이라는 점에서 대구가 연고지인 삼성행을 점치는 쪽이 많다. 그러나 한화는 반드시 잡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발 빠른 왼손 외야수 정수근은 삼성으로 갈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정수근은 계약기간 6년에 40억원선을 내걸어 원 소속팀 두산이 일찌감치 손을 들게 만들었다. 4년에 20억원선을 요구하고 있는 현대 2루수 박종호는 2루가 약한 삼성.LG 등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한편 FA 선언 선수들은 9일 KBO가 공시하면 10일부터 23일까지 소속 구단과 우선협상을 하고, 이후 나머지 구단과 협상을 하게 된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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