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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 10편|유럽 시장 선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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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 영화 수출이 차츰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6일 끝난 베를린 국제 영화제 견본 시장에서 한국 영화 10편이 유럽 지역으로 수출됐다.
모두 l2만5천 달러에 수출키로 가계약된 작품은 『아다다』 (임권택 감독),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김유진), 『감자』 (변장호), 『만다라』 (임권택), 『팁』 (한영렬),『꿈』 (배창호), 『그들도 우리처럼』 (박광수), 『물레야 물레야』 (이두용), 『오세암』 (박철수), 『나의 친구 제제』 (이세룡) 등.
이중 『아다다』는 오스트리아로, 『만다라』는 영국으로 팔려나갔으며 나머지 8편은 독일에 수출됐다.
한국 영화가 유럽 지역에서 10편이나 수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팔린 영화들은 모두 TV가 방영용으로 계약됐기 때문에 극장용보다는 수출 가격이 훨씬 낮은 편이다.
그러나 지난해 파리에서 상영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나 독일 TV가 방영한 『길소뜸』 등이 현지에서 호평을 받은 점에 비춰보면 이번에 수출된 영화들이 극장용 영화수출의 유럽 물꼬를 터주고 나아가 수출 지역 다변화에도 첨병역을 해줄 것으로 영화계는 기대하고 있다.
베를린 견본시에서 판촉실을 운영하고 돌아온 장정목 영화진흥공사 전문위원은 『현지에서 베니스, 모스크바, 몬트리올 등 유명 국제 영화제 집행 위원장들이 한국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해왔다』고 밝히고 『소련의 모스필름스튜디오 등에서는 합작 문제까지 먼저 타진해 오는 등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 여건이 어느 해보다 밝아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민관이 함께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를린 견본시에 앞선 지난 1월 인도 영화제 견본시에서도 영진공은 7편을 수출한 바 있다.
수출 영화는 『물레야 물레야』 (이두용 감독),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장길수), 『수탉』 (신승수), 『코리안 커넥션』 (고영남), 『고래 사냥』 (배창호), 『우묵 배미의 사랑』 (장선우), 『자녀목』(정진우) 등으로 평당 수출가는 l만 달러씩이다.
베를린 쪽 수출 영화와 인도쪽 수출에서 겹치는 작품은 『물레야…』하나뿐이다.
이는 과거 화제작 1편이 이 나라 저 나라로 수출된 것과는 달리 어느 영화든 수출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뜻한다.
다시 말해 한국 영화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으로 한국 영화계 자체가 수출 산업의 작은 한몫을 담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영진공 수출 관계자들은 견본 비디오테이프에 영어 더빙 등 적극적인 판촉을 실천해 가면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영화계는 현재 8일까지 미국 산타모니카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의 영화 시장인 아메리칸 필름 마킷에 참여하고 있다. <이헌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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