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보글보글 ~ 따끈한 국물이 그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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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하얀 김의 뜨거운 국물이 반가운 겨울이다. 호호 불어 한술 넣으면 잔뜩 오그라든 어깨가 펴진다. 한술 두술 늘어나면 한겨울 강추위도 단박에 날아가 버린다. 국물 요리 중에서도 단연 첫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것이 바로 곰국. 진하게 푹 곤 곰국에 싱싱한 파를 넣으면 산삼 몇 뿌리도 부럽지 않은 보양식이 된다. 겨울 밤 골목길에 불 밝히고 있는 포장마차에서 유혹하는 어묵탕도 훌륭한 국물 요리다. 특별히 들어간 재료도 없지만 국물 자체는 야밤 데이트족의 사랑을 더욱 데워준다. 까만 껍데기 속에 빨간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홍합탕은 겨울에 더욱 맛있는 국물 요리. 특히 홍합탕은 속살을 빼먹고 껍데기를 숟가락 삼아 국물을 떠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쿠킹 스튜디오 쿡피아(www.cookpia.co.kr)를 운영하는 요리연구가 이보은(사진)씨가 '겨울이 더 좋은 국물 요리 세 가지'를 더 맛있게 끓이는 방법을 알려줬다.

글=유지상 기자<yjsang@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뽀얀 곰국

*재료=사골 1.2kg, 쇠고기 양지머리 300g, 무 1/4개, 대파 1뿌리, 소금 약간, 후춧가루 약간

*쇠고기 양념=조선간장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향신 채소=대파 2뿌리, 마늘 5쪽, 생강 1/2톨, 통후추 5알

*만드는 법

1. 토막을 낸 사골은 겉에 붙어 있는 지저분한 기름을 떼어내고, 푹 잠기도록 찬물을 붓고 하룻밤 정도 두어 핏물과 나쁜 냄새를 없앤다.

2. 양지머리는 덩어리째 찬물에 1시간 정도 담가 핏물을 뺀다.

3. 사골을 냄비에 넣고 넉넉하게 물을 부은 뒤 센 불에서 한소끔 끓인 뒤 국물을 따라 버린다. 다시 찬물을 붓고 2시간 정도 푹 끓인다. 국물을 체에 걸러 놓고, 사골에 다시 물을 붓고 1시간 이상 끓여 두 번째 국물을 만든다.

4. 첫 번째와 두 번째 국물을 섞어 식힌 뒤 기름을 걷어내 곰국을 만든다.

5. 곰국에 양지머리와 향신 채소를 넣어 끓이다가 불을 줄여서 은근하게 익힌다.

6. 양지머리를 꺼내 한 김 식힌 뒤 손으로 뜯어놓고 쇠고기 양념으로 조물조물 무친다.

7. 무는 껍질을 벗겨 사방 3cm 크기로 납작하게 썰고, 대파는 송송 썬다.

8. 곰국에 무를 넣고 다시 끓이다가 쇠고기를 넣어서 팔팔 끓여 대파.소금.후춧가루와 함께 낸다.

*팁=곰국에 사용하는 쇠고기는 오래 끓여도 쉽게 뭉그러지지 않는 양지머리나 사태.우둔살 등이 적당하다. 사골은 핏물을 완전하게 빼줘야 하는데 특히 그냥 찬물에 담가 놓지 말고 30분 정도의 간격으로 핏물을 버리고 새로운 물로 갈아 주는 것이 좋다. 그래야 완전하게 핏물이 빠져 잡내나 누린 맛이 없다. 곰국은 오래 끓이면 끓일수록 국물도 훨씬 더 진해지고 맛도 한결 좋아진다.

순한 어묵탕

*재료=어묵 300g, 나무 꼬치 10개,

*향신 채소=대파 1대, 양파 1개, 마늘 5쪽, 마른 홍고추 3개

*국물 재료=생수 2ℓ, 디퍼리 15마리, 무 100g, 북어 대가리 2개, 대파(뿌리 부분) 2개, 간장 1큰술, 참치액 1작은술, 소금 약간

*끓이는 법

1. 어묵은 가급적 사각.원형 등 다양한 모양으로 준비한다. 어묵을 채반에 담고 뜨거운 물을 끼얹어 겉기름을 없앤다. 꼬치에 어묵을 적당하게 잘라 촘촘하게 꿴다.

2. 냄비에 디퍼리와 북어 대가리를 넣고 볶아 비린 맛이 없어지면 생수를 붓는다. 무와 대파 뿌리, 향신 채소를 한소끔 끓인 뒤 중간 불에서 40분 정도 끓인다.

3. 국물만 체에 걸러 다른 냄비에 담고 간장과 참치액을 넣어 끓인다. 어묵 꼬치를 넣고 은근한 불에서 20분 정도 끓인 뒤 소금으로 마무리 간을 해 그릇에 담아낸다.

*팁=어묵은 미리 겉기름을 끓는 물에 씻어내야 어묵 꼬치의 맛이 담백하고 기름지지 않으며 뒷맛이 개운하다. 국물 맛은 멸치보다 디퍼리를 써야 진하고 깔끔하다. 디퍼리는 납작하고 멸치보다 훨씬 모양새가 크고 단단하지만 내장과 대가리를 떼지 않아도 쓴맛이 없고 달달한 감칠맛이 일품이다.

칼칼 홍합탕

*재료=홍합 500g, 소금 약간, 청주 2큰술, 생수 2ℓ

*향신 채소=마늘 5쪽, 대파 1대, 양파 1/2개, 청양고추 2개, 마른 홍고추 2개

*끓이는 법

1. 홍합은 해감을 하고 옆으로 나온 수염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2. 대파.양파는 굵직하게 채썰고, 고추.마늘은 잘게 송송 썰어서 씨를 턴다.

3. 홍합을 냄비에 담고 준비한 마늘, 대파, 양파, 물을 붓고 끓인다.

4. 홍합 입이 벌어지기 시작하면 청주를 붓고 뽀얀 국물이 우러날 때까지 끓인다. 고추를 추가해 소금으로 간을 맞춰낸다.

*팁=홍합은 맹물에 20분 정도 담갔다가 겉껍데기끼리 비벼 씻고 난 뒤 소금물에 헹궈 물기를 빼면 해감이 된다. 홍합의 수염을 손질할 때는 손으로 떼어내면 자칫 속살이 찢어질 수 있으니 가위로 잘라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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