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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장군들 몸수색 받아/휴전 회담장과 바그다드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회담장은 간소한 텐트속/바그다드 TV방송 재개/귀향 군인 몰려들어 혼잡
○…이라크군과 다국적군의 휴전회담은 지극히 간소한 장소에서 지극히 사무적으로 진행됐다.
양측 장군들은 이라크 남부 사프완 공군기지내의 한 텐트안에 놓인 길이 1.3m,너비 60㎝에 불과한 네모난 삼나무 책상에 마주 앉아 42일간의 전쟁에 공식적으로 종지부를 찍을 협상에 들어갔다.
다국적군측 수석대표인 노먼 슈워츠코프 사령관은 회담장에 들어서면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말하고 『나는 그들에게 무엇인가 주려고 온 것이 아니다. 나는 그들에게 우리의 요구사항을 정확히 알리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곧이어 회담장에 도착한 이라크군 장성 7명등 8명의 이라크측 대표단은 침통하고 고통스런 표정이었다.
이들은 사프완 기지 밖의 초소까지 차를 타고 왔으며 이곳에서 중무장한 미군 호위병들의 안내로 기자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설치된 또다른 텐트로 가 이곳에서 금속탐지기로 몸 수색을 받았다.
슈워츠코프 사령관은 한 장군에게 『그들을 당황케 하거나 모욕하고 싶지는 않다』고 이들을 위한 별도의 몸수색 장소를 설치한 이유를 말했다.
그는 회담장에 들어서자 분위기를 밝게 하기 위해 농담을 던져 이라크 대표들까지도 얼굴에 웃음을 띠게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텐트밖의 모래밭에서는 수백명의 미군 병사들이 긴장된 모습으로 미국기 둘레에 모여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었다.
회담장 주변은 다국적군의 위세를 과시하기 위해 패트리어트 미사일 발사대,탱크,장갑차 및 아파치 헬리콥터 등으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었다.
○…바그다드 시내에 3일부터 부분적으로 전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걸프전 개전후 42일동안 다국적군의 끊임없는 대규모 공습으로 발전소·통신시설·교량 등 주요 산업·민간시설이 대부분 파괴돼버린 바그다드는 약 6주만에 칠흑같은 암흑속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아메드 알 데리미 이라크 산업부차관은 3일 밤늦게 바그다드 시내는 약 20%의 전력을 회복할 것이며 4일엔 60%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리는 밤 6시부터 12시까지 6시간 동안 바그다드 전역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선 약 5일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말하고 낮시간 전력공급은 아직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시내 중심가인 무스탄시리야 지역엔 가로등과 신호등이 다시 켜졌다.
철시한 상점들과 텅 빈 집들에 다시 불이 들어오고 있는 모습이다. 스위치를 끄지않은채 피신했던 집주인이 아직 돌아오지 않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3일부터는 바그다드시내 TV방송도 다시 시작되고 있다.
한편 바그다드엔 수천명의 귀향군인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혼잡을 빚고 있다.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미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은 3일 미 ABC방송과의 대담프로에서 이번 걸프전쟁에서 사담 후세인 편에선 야세르 아라파트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의장으로 있는한 PLO가 전후 평화협의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했다.
스코크로프트 보좌관은 『아라파트는 엄청나게 잘못된 판단을 했으며 당장 누가 PLO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PLO 지도부는 걸프사태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의 마음에 없는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미군은 이라크군 화학무기 저장소를 발견했으며,이를 조사중이나 현재까지 쿠웨이트내 작전지역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된 적은 없다고 미군 관계자들이 발표했다.
리처드 닐 해병 준장은 미 해병이 이라크군의 화학무기 저장시설을 발견,이를 폭파하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이라크군은 화학무기를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밝히고 이는 화학전 상황에 대비한 작전 장비가 열악하고 다국적군의 화학무기 보복 공격을 두려워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알제리 당국은 알제리가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망명지를 제공할지 모른다는 기사를 쓴 프랑스 르몽드지의 알제리 특파원 조르주 마리옹 기자에게 추방명령을 내렸다.
알제리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앞서 마리옹기자가 쓴 기사는 알제리의 국익과 이미지를 손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밝히고 알제리는 마리옹에게 신문발행에 앞서 자신이 보도한 사실을 입증하도록 요구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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