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할부판매 금지/2대 이상 보유 중과세/차고증명제 조기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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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교통대책… 차량공급 억제로 전환/6대도시/놔두면 96년 시속 20㎞ 이하/정부,신중검토 단계적 도입키로
정부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도로체증현상을 개선키 위해 이제까지 통행억제 위주로 추진해오던 대도시 교통대책을 승용차 억제위주로 전환한다는 방침아래 승용차 할부판매를 금지하는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통개발연구원이 최근 교통부의 용역의뢰에 따라 조사한 「도시교통 소통을 위한 정책대안」「자가용승용차 이용률 둔화를 위한 정책대안」연구에 따르면 승용차가 현재 추세로 늘어날 경우 서울을 비롯한 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전국 6대도시가 96년에는 시속 20㎞에도 못미치는 「교통지옥」으로 변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최근 총리주재의 대도시 교통난완화 대책위원회를 열어 ▲승용차 할부구입제 억제 ▲2대 이상 승용차 보유가구 자동차세 누진 중과 ▲차고 증명제 도입 ▲도심통행료 부과 등을 신중히 검토,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도로 수용한계 초과=서울의 경우 90년말 현재 자동차수가 총 1백19만3천6백33대인 반면 폭 12m 이상 유효도로면적은 39.75평방㎞에 불과,도시기능을 위한 한계속도인 20㎞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차량 적정보유대수가 35만1천대나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초과현상은 갈수록 심화돼 96년에는 도시고속도로등 개통에 따라 유효도로 면적이 현재보다 7.25평방㎞ 늘어난 47평방㎞가 되는데도 불구,자동차는 90년말 현재보다 곱절이 증가한 2백64만4천대로 적정보유대수 1백9만대를 1백55만4천대나 초과해 차량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 주차장화될 전망이다.
부산 역시 도로수용한계를 이미 초과해 89년말 기준 자동차 25만3천대,유효도로면적 11.2평방㎞로 자동차 적정보유대수를 3천대 초과하고 있다.
특히 96년에는 자동차가 78만3천대로 3배 이상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대구등 4대도시도 마찬가지로 89년 기준 각각 3만5천∼10만9천대로 다소 여유가 있으나 96년에는 대전을 제외한 3대도시가 6만6천∼35만5천대로 도로수용 한계를 초과하게 된다.
◇비용손실=지난해 서울시민이 하루 소비한 교통시간 및 연료는 평균 주행속도가 16.5㎞에 불과함에 따라 교통 소요시간은 1천1백10만시간,연료는 1천4백만ℓ로 나타났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교통시간 비용은 하루 1백16억원,연료비용은 43억7천만원으로 모두 합해 연간 5조8천2백90억5천만원을 소모했다.
이는 86년 평균주행속도 23.4㎞때보다 연간 2조3천3백23억원의 시간·연료비용이 더 소모된 것이다.<박종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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