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정리 편지
배유안 지음, 홍선주 그림
창비,216쪽, 8500원
자리보전하고 누운 아버지를 위해 나뭇짐과 약수 긷기로 생계를 이어가는 소년 장운. 쌀밥 한 번 아버지에게 배불리 드시게 하는 게 소원인 효자다. 어느 날 장운은 산에서 양반 할아버지를 만난다. 한양에서 왔다는 할아버지는 소년에게 새로 만들어진 글자(한글)를 가르쳐준다. 장운과 할아버지의 우정은 깊어간다. 그런데 장운의 누이 덕이가 아버지 약값을 갚기 위해 종살이를 하러 떠난다. 외로움이 사무치던 소년은 할아버지에게서 배운 글자로 누이와 편지를 주고받게 된다.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 후 눈병치료차 충북 청원군 초정 약수터로 요양을 갔다. 작가는 여기서 힌트를 얻어, 당시 한글 창제를 둘러싼 조정 신하들의 반대 탓에 근심 많던 임금님과 소년의 우정을 멋들어지게 빚어냈다. 아버지를 걱정하고 누이를 그리워하면서 한편으로는 석공의 꿈을 키워가는 장운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도 가슴뭉클하다. 이 책은 창비가 주최한 제10회 '좋은 어린이책'에서 대상을 받았고, 문화예술위 우수문학도서로도 선정됐다.
기선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