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93년 소형상용차 생산/독 벤츠사와 기술도입계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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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엔진기술 들여와 미니버스등 생산/승용차 진출 탐색… 경쟁가열 전망
쌍용자동차가 독일의 세계적 자동차메이커인 메르세데스 벤츠사와 기술도입계약을 체결,오는 93년 7월부터 1t트럭·밴트럭·미니버스등 소형상용차를 생산한다.
그동안 지프·버스·특장차만을 생산해온 쌍용이 이번에 소형상용차시장에 뛰어든 것은 본격적인 승용차생산의 전단계로 이에 따라 자동차 5사의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쌍용측은 벤츠사와 승용차생산에 대한 기술협력도 적극 검토키로 합의했다고 밝혀 승용차시장 진출 의도를 기정사실화했다.
쌍용은 이번 기술도입 계약에 따라 93년 7월부터 소형상용차의 시험생산을 시작,94년 3만대,95년 5만대,96년 7만대,97년에 9만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경기 송탄공장의 9만6천평부지위에 완성차조립라인을 만들고,창원공단내 그룹소유부지(3만5천평)에 엔진·구동장치생산공장을 건설하는등 96년까지 총6천6백91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번 벤츠·쌍용의 기술제휴는 벤츠사의 해외진출 강화전략의 일환으로 벤츠사가 단순조립라인외에 기술이전을 통해 해외에 생산기지를 갖는 첫 케이스가 된다.
벤츠사는 이에 따라 쌍용이 생산한 소형상용차중 매년 1만5천대(1억5천만달러상당)를 사들여 자사판매망을 통해 취약시장인 동남아에 팔 예정이다.
쌍용이 벤츠로부터 들여오는 기술은 소형상용차 설계기술과 지난 84년 벤츠가 세계특허를 따낸 저공해·고마력 디젤엔진 기술등으로 쌍용은 그대가로 총7백83억원(기술 훈련비 별도)을 기술도입 계약기간인 2000년까지 지급키로 했다.
쌍용의 이같은 사업확장에 대해 현대·대우·기아등 기존자동차업계는 『일단 소형상용차시장의 경쟁은 심화되겠지만 쌍용이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승용차시장엔 쉽게 뛰어들지 못할 것』이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정부의 이번 쌍용측 기술도입신고수리에 따라 업계에서는 작년 10월 자동차업진출을 위해 기술도입을 신청했다가 좌절된 삼성·한라등과의 형평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상공부측은 『삼성과 한라는 자동차업에 신규진출을 하려던 것으로 정부의 대기업업종전문화 유도방침에 배치되나,쌍용은 기존업계의 생산확대로 경우가 다르다』며 『미·일에 치우친 자동차기술도입선의 다변화,상용차수출증대 등을 고려,이를 승인했다』고 주장했다.<이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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