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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서의혹」­곳곳에 “뇌관”잠복/사회(지난주의 뉴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비자금·정치자금설 규명안돼 아리송/당정회의 메모공개·서류변조 밝혀져
월요일 아침 한보그룹의 수서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결과가 발표되면서 수서사건으로 시끌시끌했던 한주일이었다.
주중에는 거액어음사건의 이철희씨와 5공비리 관련 전경환씨 등에 대한 특별감형등이 발표돼 어두웠던 과거를 다시 한번 되돌아 보게 했다.
이밖에 우수가 지났는데도 많은 눈과 함께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려 전국이 영하권으로 꽁꽁 얼어붙는 바람에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어둡게 만들었다.
○의원 포함 모두 9명 구속
○…설날 연휴기간중에도 철야로 계속된 수서의혹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18일 오전 발표됐다.
요지는 청와대 장병조 전 비서관이 2억6천만원을 받고 서울시등에 압력을 행사했으며 이 과정에서 국회청원을 잘 처리해주거나 비리를 묵인하는 등의 명목으로 여야 국회의원 5명이 3천만∼2억3천만원을 뇌물로 받았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으로 장 전비서관과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을 비롯,오용운·이태섭·김동주·이원배·김태식 의원과 건설부 이규황 국토계획국장,수서 연합주택조합 간사 고진석씨 등 9명이 구속됐다.
그러나 검찰수사가 사건의 핵심인 정회장의 비자금이나 정치자금 제공여부,비호·배후 등 외압세력 등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축소 짜깁기 수사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검찰은 그동안 이승윤 부총리를 비롯,홍성철 전 대통령비서실장·김종인 경제수석·이연택 총무처장관·권영각 전 건설장관,박세직·고건씨 등 전·현직 서울시장 등 장관급과 이상배 대통령행정수석·김대영 건설차관·윤백영 서울시 부시장 등을 소환조사했으나 모두 무혐의처리했다.
이들에 대한 조사는 지금까지 청와대비서실 관계자들이 무더기로 조사받은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게 했으나 결국 이들에게 면죄부를 쥐어주는 결과밖에 안되자 국민들의 실망은 더욱 컸다.
수사결과에 대한 불만이 한층 고조되던중 당정회의 당시의 메모가 발견됐는가 하면 민자당의 수서관련 서류가 검찰에 제출될때 변조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의혹을 크게 증폭시켰다.
그러나 검찰은 계속 정치자금 부분은 수사불가라는 입장을 지켰고 이에 맞서 재야 운동권·학생단체 등에서는 전면 재수사를 요구하며 집회·시위를 벌여 비난의 강도를 더했다.
이번 수서사건이 불씨를 완전히 끄지 못한채 역사속으로 묻힌다면 언제 어느 곳에서 다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도 크다.
○이철희·전경환씨 감형
○…노태우 대통령 취임 3주년을 맞아 25일자로 하게될 특별사면에서 이철희씨와 전경환씨가 특별감형돼 관심을 끌었다.
이번 감형으로 남은 형기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이씨는 확정형기 징역 15년중 8년9개월을 복역,3년2개월이 남게 됐고 전씨는 징역 7년중 2년10개월을 복역,2년1개월이 남게 됐다.
그러나 전민련등 재야단체에서는 이씨의 어음사기사건이나 전씨의 5공비리 관련부분의 의혹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며 이번 감형을 비난하고 나서 아직도 이들에 대한 비판여론이 수그러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국에 몰아친 꽃샘추위
○…우수인 19일부터 몰아닥친 한파가 계속되면서 수서의혹등으로 위축된 마음들을 한결 움츠러들게 했다.
한편 추위와 함께 큰 눈이 내리는 바람에 22일 전국 곳곳에선 교통이 한때 두절되기도 했으며 강풍으로 담이 무너지는 사고등도 발생,5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했다.<권일 사회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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