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력 양성기구」 자리 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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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민방개국과 유선방송도입등을 계기로 PD·연기자등의 전문방송인력 양성기구가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어닥친 방송환경변화에 따른 외주제작 활성화등으로 방송전문인에 대한 수요급증이 예상되면서 최근 전문방송인 양성목적의 단체나 학원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문을 열었거나 개원을 서두르고 있는 곳은 한국영상연구소와 한국방송아카데미등 두 군데.
한국방송아카데미는 외주프로그램 독립제작사인 시네텔서울 (사장 전옥숙)의 부설기구.
3월18일 개원목표로 PD, 리포터, 시나리오·대본작가, 촬영·편집, 영상·음향등 6개 과정과 연기자 특별과정을 만들어 모집정원 3백60명을 상대로 한 교육준비 작업이 한창이다.
3개월 과정의 연기자 교육분야를 빼놓곤 모두 6개월과정으로 기능적 측면에 초점을 맞춰 실습 70%, 이론 30%로 교육내용을 짜 놓았다.
앞으로 많은 외주물량을 소화해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네텔서울은 기존 방송사에서 필요인력을 끌어오기 곤란한 현실을 감안, 방송아카데미를 통해 자체인력양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현재 교육방송으로부터 주문받은 『오늘의 청소년』, 『역사탐방』등 프로그램 제작현장실습을 통한 「현장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방송아카데미는 실습의 실제효과를 높이기 위해 서울 청진동 신사옥에 30평짜리 스튜디오를 마련한데 이어 고가의 중계차등 방송제작에 필요한 기자재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지난해12월 문을 연 한국영상연구소 (대표 최상현)는 현재 1백98명이 제1기 방송제작·연출과정 교육을 받고있다.
통신기자재 전문회사 (주)영지하이테크 산하기구로 독립제작사 업무와 함께 방송·예술전문인 교육기능을 겸하고 있는 셈이다.
전KBS제작위원 최상현씨를 주축으로 현업PD들과 예술·윤리등의 특강을 맡은 대학교수들로 짜인 강사진이 편집실·스튜디오·조정실등 자체 방송시설을 이용, 방송국 체제대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방송제작·연출 연수과정, 방송제작·연출 전문과정, 연기자과정 등 세부문으로 특히 방송제작· 연출분야를 3개월씩의 연수· 전문과정으로 나둬 효율성을 살린다는 계획이다.
6개월의 연기자과정에서 일반연기자들의 재교육까지 맡을 한국영상연구소는 1기 연수과정이 끝나는 3월중순이후의 2기 과정을 앞두고 새로 수강생을 뽑고 있다.
이들 방송전문인 양성기구의 지원자격은 연기자 과정을 빼곤 전문대졸업이상으로 한국영상연구소의 경우 현재 1기 방송제작· 연출 연수과정의 43%가 대학교와 대학원 출신들이다.
이들 방송인 양성기구들은 아직 해당관청의 인가를 받지 못하고 기존 회사의 부설기구로 출범하고 있다.
전문성과 장기적 투자가 요구되는 이들 방송인 양성기구가 방송제작인의 질적 향상에 어느 정도 기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같은 상황속에 방송개발원과 방송제작인 협회도 제휴형식으로 올해 「TV 아카데미」를 개설, 방송제작인력을 전문적으로 키워나갈 움직임이다.
기자재· 시설등 방송개발원의 풍부한 물적 자원과 방송제작인협회의 고급인력이 합치면 좋은 효과를 올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 방송가 주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송개발원과 같은 공신력이 있는 기관이나 정부투자기관이 방송인력 양성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김기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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