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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이야기|고졸 100대 대졸 191 89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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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올해도 곧 임금협상시기가 다가와 노사간에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시작될 것 같다.
정부가 올해 경제운용의 최대현안인 제조업 경쟁력강화를 위해서는 노사관계 및 임금안정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한자릿수 임금인상」을 거듭 천명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노동자단체인 한국노총은 17·5%의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다른 노동자 단체인 전노협은 22·2%를 주장하고 있으며 사용자 단체인 한국경총은 7%로 맞서고 있다.
근로자는 많이 받으려 하고, 사용자는 적게 주려는게 기본 속성이므로 근로자의 임금인상 요구율과 사용자의 제시(대응)율에는 격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노사분규가 극심했던 87년 노사간 요구· 제시율의 격차는 20%포인트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부터 10%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졌다.
근로자들의 임금은 87년이후 꽤 높아진게 사실이다.
89년말 현재 우리나라 전체근로자들이 받은 평균 명목임금은 54만6백11원 (정액급·수당 ·상여금포함)이었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임금은 그보다 9만원정도 적은 45만8백85원에 불과했다.
이를 85년도를 기준 (100)으로한 임금지수로 살펴보면 명목임금지수는 88년 137·6에서 89년 166·7로 29·1포인트나 높아졌다. 그러나 실질임금지수는 같은 기간 121·4에서 139로 17·6포인트 높아지는데 그쳤다.
임금도 올랐지만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적지 않아 임금상승분을 잠식했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평균임금인상률 (17·8%)이 두자릿수였고 물가상승률 (5.1%)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89년에 이 정도였으니 평균임금인상률이 한자릿수 (9·1%)에 머무르고 물가 (소비자 9·4%)가 크게 뛰었던 작년에는 실질임금인상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산업별·직종별·학력별 임금수준의 차이는 점차 좁혀지고 있지만 아직도 여전하다.
89년현재 평균임금을 100으로 보았을때 이를 웃도는 산업은 전기. 가스 및 수도사업 (136·5), 사회 및 개인서비스업 (134·1), 금융· 보험· 부동산 및 용역업 (121·7)등의 순이다.
70, 80년대 줄곧 80대이던 제조업은 89년에야 90·2로 전체 평균임금 수준의 90%선을 넘어섰다.
고졸자임금을 100으로 보았을때 89년현재 대졸자임금은 191로 86년의 222보다 상당히 낮아져 격차가 줄어들었다.
직종으로 볼때 가장 높은 임금을 받는 경우는 행정관리직이다. 노동부에 따르면 89년말현재 평균임금을 100으로 보았을때 그 두배가 넘는 213·5다.
전문기술직 (150·3), 사무직 (108·1)이 평균보다 높으며, 서비스직 (72·2), 생산직 (82·6), 판매직 (84·2), 농림수산직 (95·4)이 평균치이하다.
지난1월 소비자물가는 2·1%나 올라 10년만에 최고의 상승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에 잡히지 않는 집값은 주춤하지만 그렇다고 내려갈 것은 아니어서 올해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요구는 더 거세질 것으로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다.
임금교섭은 노사가 얼마나 슬기롭게 대처하느냐에 달렸지만 물가안정이야말로 최선의 임금정책임을 다시 깨닫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양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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