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의원 “정치조작극” 발뺌/수서의혹 검찰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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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아산­수서는 관계없다”결백호소/오 건설위장 굳은 표정 묵묵부답/장 비서관 고개 흔들며 수뢰부인
○…14일 검찰에 소환된 의원들중 김동주의원(민자)이 맨처음으로 오후 1시10분쯤 보좌관등 2명과 함께 왼손에 노란 봉투를 들고 출두.
이날 오전 11시쯤 대검중수부2과 한부환 부장검사의 전화를 받았다는 김의원은 『보도에는 아산만 한보철강공단 매입공사비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하는데 나는 정회장과 일면식도 없을 뿐더러 돈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
김의원은 『검찰소환이 없었더라도 자진출두해 해명하려 했다』며 『도대체 수서사건과 아산만건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억울하다는 표정.
○“민원소개만 했을 뿐”
○…14일 오전 중수부 3과 김대웅 부장검사로부터 소환된 이태섭의원은 오후 1시25분쯤 검찰청 앞마당까지 차를 타고 출두.
차에서 내린 이의원은 어두운 표정으로 『이유가 어떻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집단민원 해소차원에서 수서민원을 소개한 것이지 돈은 절대 받지 않았다』고 청원소개의 법률적인 절차까지 설명하며 결백을 호소.
수사관의 안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이의원은 『도대체 지역구민원 소개대가로 돈을 받을 국회의원이 어디있느냐』며 큰소리로 항변.
○…같은날 오후 1시40분쯤 혼자 검찰에 나온 오용운 건설위원장(민자)은 두손으로 뒷짐을 진채 얼굴이 매우 굳고 상기된 표정.
오위원장은 사진기자들의 촬영요청에 순순히 응했으나 질문에는 일체 함구하며 기자들에게 떼밀리면서 청사 동쪽 귀빈엘리베이터를 통해 12층 조사실로 올라갔는데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조차 할수 없느냐』는 질문에 입을 꽉 다문채 묵묵부답.
○…오후 3시쯤 이 사건의 국회쪽 주역격인 이원배의원(평민)이 앞의 세의원들과 달리 조승형의원과 보좌관 및 평민당원등 10여명과 함께 검찰청 정문밖에서부터 걸어서 검찰에 출두.
이의원 일행이 현관앞 계단에 두줄로 늘어선 사진기자들 사이를 통과할때 당원 1명이 사진촬영을 방해하는 바람에 사진기자들과 밀고 당기는 대소동이 벌어져 서너차례 계단밑으로 밀리는 등 곤욕.
이의원이 청사현관문에서 엘리베이터까지 10여m 움직이는 동안에도 몸싸움이 벌어졌고 엘리베이터안에서도 양측이 옥신각신하며 5분여동안 지체하기도.
이의원은 『수서청원 대가로 2억3천만원을 받았다는데 시인하느냐』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 『조사과정에서 진실이 밝혀지지 않겠느냐』고 담담하게 소감을 피력.
○“여야비율 맞추는 것”
○…그동안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김태식의원(평민)은 마지막으로 오후 4시5분쯤 검찰청사앞 덕수궁돌담길 옆에서 차에서 내려 김원기·조승형·조찬형·한광옥의원과 함께 출두.
김의원은 웃음을 지어보이는 등 짐짓 여유있는 표정이었으나 황망중에 당한 일이어서인지 긴장하는 빛을 보이기도.
김의원은 뇌물수수여부 질문에 『NO』라고 단호히 부인한 뒤 『나를 소환한 것은 고도의 정치조작극』이라고 강한 불만을 표시.
김의원 보좌관에 따르면 13일밤 자신에 대한 소환조사방침을 전해들은 김의원은 『여·야당간 구속자비율을 맞추려고 노력했군』이라고 말했다고 전언.
○…장병조 전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은 오후 3시45분쯤 혼자 검찰에 출두.
까무잡잡한 얼굴에 다소 지친 표정의 장씨는 사진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기도 하는등 「여유」를 보이려고 애쓰는 모습.
현관로비에서 기자들에 둘러싸인 장씨는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이외에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으며 뇌물수수여부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어 부인.
장씨는 『청와대 윗선도 관계있다는데 사실이냐』『지금 어디서 오느냐』는 등 잇따른 질문공세에 입을 다문채 담당수사검사인 중수부4과 정홍원부장검사방으로 직행.
○떡국도 못먹고 수사
○…설날을 맞은 15일에도 대검청사는 정구영검찰총장이하 전수사관계자들이 출근,전날 소환된 장병조 전청와대비서관·오용운 국회건설위원장 등 의원 5명에 대한 혐의사실을 캐기 위해 떡국 한그룻 먹어보지 못하고 이 사건 최종 마무리에 총력전.<이상언·홍승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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