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줄기세포 열기 되살리자' 심포지엄 연 김광수 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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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차병원이 8, 9일 주관한 '제1회 국제 공동연구를 위한 줄기세포 심포지엄'엔 600여 명의 국내 관련 학자가 몰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식지 않은 열기와 관심을 보여줬다. 외국 석학을 초청, 국가별 줄기세포 연구 동향을 듣고,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해보자는 것이 이번 심포지엄 개최의 목적. 다음은 행사를 기획한 차병원 줄기세포 연구센터 김광수(52.하버드대 교수)소장과의 일문일답.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논문 조작 사건 이후 국내 줄기세포 연구가 다소 침체된 느낌이 드는데.

"줄기세포 연구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의료혁명이다. 기존 치료의 근간을 흔드는 이 같은 연구는 한두 명의 스타 과학자나 한 국가의 연구 업적에 의존할 수 없다. 국제적인 연구협력과 검증을 통해 인류의 질병퇴치에 얼마나 공헌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지난 1년간 연구분야에 괄목할만한 발전이 있었다면.

"배아 및 성체 줄기세포의 단점을 극복한 연구논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정자를 생산하는 정원세포에서 뽑아낸 줄기세포는 세포 분화능력은 좋으면서 암발생 가능성, 면역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는 세포치료제로의 가능성이 높다. 또 이미 분화된 성체세포를 떼어내 분화되기 이전의 배아세포를 만드는 역분화 기술도 개발됐다. 비록 쥐에서 성공했지만 이러한 리프로그래밍 기술은 맞춤치료의 초석을 마련해준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직접 환자에게 적용하는 임상연구도 활발한가.

"척수손상.심근경색과 같은 혈관질환자에게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 어바인대학의 한스 컬스테드 교수는 척수손상 환자에게 주입할 순도 99.5%의 특수 신경세포(올리고덴드로사이트)를 만들어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심근경색이나 혈액암 환자에게도 줄기세포 치료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낙관했던 파킨슨병 치료는 질병 발생의 복합적인 원인과 치료 부작용 때문에 보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번 심포지엄의 성과와 앞으로 계획은.

"'한민족 줄기세포 과학자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우수 두뇌를 결집하는 연구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필요하면 외국기관이나 과학자와 연계된 연구도 한다. 차병원 줄기세포치료연구센터는 시험관아기 연구경험에서 쌓아온 배아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연구결과를 임상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를 통해 정원세포 등 생식세포 유래 줄기세포 연구와 리프로그래밍 연구, 그리고 맞춤형 줄기세포 연구를 할 예정이다."

고종관 기자

◆김광수 소장은=미국 하버드대 의대 매클린병원 분자신경학교실 연구실장을 겸하고 있다. 김 박사는 분자생물학의 세계적인 학술지 '스템 셀'지 편집인을 맡고 있는 이 분야 석학. 도파민을 분비하는 신경세포 분화유도 기술과 인간 배아줄기세포의 신경세포 분화유도기술을 개발해 파킨슨병 등 뇌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 신경생물학 및 줄기세포 관련 논문 85편과 9권의 저서, 5건의 특허를 소유하고 있다. 현재 정형민 교수와 함께 차병원 줄기세포치료연구센터 공동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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