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구·남동하·황대웅 3파전 압축|91 통일씨름대회 모래판 제왕 누가될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강호동(강호동·20·일양약품)이 빠진 씨름판의 제왕은 누가 될 것인가. 15,16일 이틀동안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지는 91통일천하장사 씨름대회는 지난해 천하장사 3연패를 이룩한 강호동이 최근 연봉협상과 관련, 불참하게 됨에 따라 임종구(임종구·25·럭키금성) 남동하(남동하·22·현대) 황대웅(황대웅·24·삼익가구)의 3파전으로 압축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위기다.
올시즌 오픈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회에는 민속씨름·아마씨름에서 각각 최정예 16명씩이 출전, 첫날인 15일 32강전 및 16강전을 치른 후 16일 예선을 거친 8강이 토너먼트로 통일천하장사타이틀을 다투게 된다.
당초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강호동은 소속팀인 일양약품과 연봉재계약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다 끝내 자신의 요구(6천만원·CF자유출연)가 관철되지 않자 통일천하장사대회 불참을 선언했고 이에 회사측도 최종엔트리 마감일인 9일 민속씨름협회측에 불참을 공식 통보했다. 이에 따라 민속씨름의 신(신)트로이카라 할 수 있는 임종구·남동하·황대웅의 정상접근은 한층 유리해진 셈.
씨름전문가들은 이번 대회의 유력한 8강 후보로 이들 3명 외에 「아시아의 역사(역사)」이민우(이민우·삼익가구),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난 41대 백두장사 임용제(임용제·조흥상호신용금고), 제2의 이만기(이만기)로 다듬어지고있는 지현무(지현무·현대)등 민속선수와 지난해 아마씨름 MVP김정필(김정필·대구영신고), 대학강호 성동춘(성동춘·경남대)등을 꼽고있다.
아직 대진추첨을 실시하지 않아 유동적이긴 하나 현기량면에서 이들의 8강 진출을 점치는 이가 많다.
이중 선두주자는 임종구. 이봉걸(이봉걸) 은퇴 후 럭키금성이 차세대 천하장사로 꼽고있는 임은올 겨울동안 두차례나 진주동계훈련을 실시함으로써 지난해 백두급을 2연패할 때보다 힘과 기량이 크게 향상,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임은 특히 힘겨운 상대인 강호동의 불참으로 이번 대회가 천하장사에 등극할 절호의 찬스라고 판단, 전에없는 투혼을 불태우고 있는 중이다. 더욱이 임은 그 동안 흠으로 지적돼온 수비위주의 씨름에서 탈피, 공격형 씨름으로의 과감한 변신을 꾀한 데다 주특기라 할 빗장걸이기술로 한층 가다듬어져 위협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남동하 역시 유력한 후보. 89년9월 17회 대회 이후 천하장사와는 인연을 맺지 못한 현대는 절정에 올라있는 남을 내세워 명예 회복을 벼르고 있다.
지난해 데뷔 6개월만에 강호동·임종구를 거푸 누이고 백두장사에 올라 기염을 토했던 남은 하루 7시간씩의 울산강훈을 통해 무서운 뚝심에 체중까지 불려 정상에 도전하고 있다. 남은 특히 고경철(고경철) 김칠규(김칠규)등 팀선배들로부터 세기까지 전수 받아 제2의 이만기시대를 열겠다는 당찬 결의를 다지고 있는 중이다.
또 백두급 통산3회 우승의 경력으로 매대회 우승후보로 꼽혔던 「불곰」황대웅은 지난해 백두급5품 외에는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그 동안 부담을 주었던 무릎부상이 완쾌단계에 있어 권토중래를 벼르고 있다.
이밖에 머리부상에서 회복한 김칠규, 올해 마산상고를 졸업하고 프로무대에 뛰어든 지현무, 겨울훈련으로 중심이동과 방어씨름에 눈을 뜬 이민우, 고교2년생으로 아마씨름을 평정한 아마씨름의 최고수 김정필 등이 다크호스로 지목되고 있다. <전종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