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장한 자원 매력…새 기지 건실 눈 돌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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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세종기지대원들은 1년간 혹독한 기상과 생활조건, 고독감과 싸워야 합니다. 감옥생활과 비슷하지요. 그런데도 남극연구의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환상의 대륙에 대한 호기심에 유람여행이나 떠나는 것처럼 오해하고 있는 것 같아 퍽 가슴 아픕니다.』
88년 제1차 남극과학연구단 월동연구대장에 이어 4차 연구대장으로 지난해 12월 다시 남극으로 온 장순근박사(46·해양연구소)의 말이다.
프랑스 보르도대 출신의 지질학자인 장박사는 이번을 포함, 남극을 네번이나 방문한 자타가 공인하는 남극전문가.
『한국이 남극에 진출한지 이제 3년밖에 안돼 뚜렷한 평가를 내리기는 이릅니다만 이곳에서도 모범기지로 불릴 정도로 시설도 우수하고 대원들의 사기도 높다』고 한다.
세종기지는 새로운 연구기지를 확보했다는 것 외에도 시급한 남극의 환경보호연구에 참여했다는 것에 긍지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남극의 무진장한 자원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고 우리도 연구가치가 더 높은 남극대륙쪽에 새로운 기지를 추가로 건설,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일과는 아침 5시30분에 기상해 발전실·통신실·유류저장탱크의 주요시설을 점검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대원들에게는 평온한 감정유지와 함께 생활리듬을 유지하기 위해 제 시간에 깨고 식사하고 취침하라고 당부한다는 것.
그는 우리기지의 시설이 좋다고는 하지만 다른 나라와 같은 넓은 휴식공간, 이 기지와 한국의 발전상을 소개하는 장소로 생활동이 있었으면 하는 게 가장 큰바람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부두시설도 늘리고 여유장비 확보와 함께 장기적으로는 헬기를 싣고 다닐 수 있는 전용조사선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비가 없어 이곳 저곳에서 빌려쓰고는 있으나 이에 따른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이곳 대원들은 손님이 끊기는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향수병에 시달리게 됩니다. 고국에서 위문편지라도 많이 보내주면 큰 힘이 되겠습니다』며 주소를 알려주었다. <오>

<세종기지주소:the king sejong, korea antarctic research statlon, via fach. marsh base, george island, punta arenas, ch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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