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사 “한보 몸살”/지하철 3­5호선등 시공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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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보증회사 마저 같은 계열/재입찰 불가피… 공기에 차질
수서파동으로 한보그룹의 부도사태가 예상되면서 한보측이 시공을 맡고있는 지하철건설등 각종 서울시 관련 공사가 큰 차질을 빚게될 전망이어서 서울시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한보주택이 시공중인 지하철3호선 대치∼도곡간 3­3구간의 경우 보증회사(유사시 공사를 인계받아 계속하도록 선정된 2차 시공자)마저 같은 계열의 한보철강으로 돼있어 연쇄도산의 경우 재입찰이 불가피,전체구간에 공사지연 영향을 미치게돼 92년말로 예정된 1단계 조기건설이 어렵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또 92년 5월 완공 예정인 경인고속도로 진입로 확장공사(한보주택),올 연말 공사를 마치게 돼있는 신정유수지 복개공사(한보철강)도 최소한 2∼3개월씩 공사가 늦어지게 될지 모른다.
◇지하철 조기완공 차질=3­3구간은 도곡­대치역사이 7백40m 구간으로 1백63억원에 한보주택이 입찰,지난해 3월 착공해 현재 27%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 구간의 보증회사가 한보철강으로 돼있어 함께 도산된다면 재입찰에 따른 2∼3개월이상의 공사지연으로 조기 완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한보철강이 시공자로 이달말 착공에 들어가기로 된 입찰액 2백15억원 규모의 5호선 5­26구간(을지로4가∼광희간 8백75m)의 보증회사는 대주건설로 선정돼 있으나 공사인계때 1차 시공자인 한보철강의 채무를 떠맡도록 계약이 돼있어 채무의 규모에 따라 대주측이 공사이행을 거부할 수도 있는 상태여서 제때 착공이 불투명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 지하철 건설본부측은 8일에 이어 9일 긴급회의를 갖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사태수습은 한보의 부도이후부터나 손댈 수 있기 때문에 애태우고 있다.
◇기타공사=경인고속도로 진입로 확장공사·신정유수지 복개공사의 경우 보증회사가 아예 설정돼 있지 않아 더 큰 차질이 예상된다.
지난해 5월 착공,현재 18%의 공정을 보이고 있는 공사비 2백30억원의 경인고속도로 진입로(신월인터체인지∼경인지하차도간 2.7㎞) 확장공사는 한보주택측이 보증회사 대신 공사비의 20%를 보증보험회사를 통해 보증금으로 내놓은 상태다.
89년말부터 한보철강이 공사를 벌이고 있는 신정유수지(2만8천평·공사비 2백76억원) 복개공사도 보증회사 대신 보증금만 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한보측이 도산할 경우 보증금이 있어 서울시의 재정적인 손해는 없지만 공사업체를 다시 선정,계약을 맺는데 최소한 2개월이 소요돼 공사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보측이 도산할 경우에 대비한 계획은 아직 세워놓지 않았지만 경인고속도로 진입로 확장공사의 경우 완공이 촉박한 만큼 정부방침이 나오는대로 시공자 대체등 대책을 마련,공백기간을 최소화하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만약 한보측이 도산할 경우 지하철공사등은 기술적 업무인계등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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