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위극 「대머리 여가수」「기도」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극단 「자유」가 창단 25주년을 맞아 첫 기념 공연으로 『대머리 여가수』와 『기도』를 동시 공연중이다.
7일까지 매일 오후 4시·7시 문예회관 대극장 두 작품은 모두 극단이 소개해온 전위적 서구극의 대표작이다.
『대머리 여가수』는 공연시간 1시간15분, 『기도』는 25분 정도의 길이로 두 작품을 연속공연 한다.
이오네스코 원작의 『대머리 여가수』는 이 극단이 지난 70년대에 카폐 데아트르에서 장기 공연했던 화제작으로 「연극적 메커니즘의 공허한 움직임을 시도한 부조리극」이란 평가에 걸맞게 검은 옷을 입은 연기자들이 서로 의미가 통하지 않는 대사를 시종일관 주고 받는다.
엉뚱한 지껄임과 행동들이 기이하고 코믹스럽기까지해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면서도 강한 인상으로 긴 여운을 준다.
박정자·박융·오영수·권범길 등 극단의 중견 배우들이 출연, 능숙한 연기를 보여준다.
김정옥 연출.
『기도』역시 무감각하고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한 아라발 원작의 전위극.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남자와 백치여인의 대화로 극이 진행된다.
여인은 전혀 지각이 없는 어린애같이 본능적 행동을 제한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해가는 도덕률을 이해하지 못한다.
극도로 단순한 사고 체계는 자기와 부정을 저지른 남자를 살해하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잔인하기까지 하다.
이같은 단순성이 곧 기존의 질서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극작 의도다.
김금지·변주현 출연. 김정옥 연출.(267)5907.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