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생활 10년의 진면목 보일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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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때론 수다쟁이였고, 때론 색 스런 아낙이었고 철부지 시누이 같았던 홍진희(28)가 지적이고 내면의 깊이를 간직한 독특한 이미지를 발휘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새해 시작된 MBC-TV 미니시리즈『겨울이야기』(연출 곽영범)에서 만나게되는 홍진회의 모습은 그이전의 연기역할들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바뀌어 있다.
데뷔 10년째인 원숙한 연기자의 자기세계 구축을 시작하는 듯하다.
그동안 MBC-TV드라마『상처』『도시의 얼굴』,최근의『몽실 언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얼굴로 등장했던 홍진희가 청순하면서도 행동거지가 또렷한 하숙집 딸로 다가오는 것이 특히 눈길을 끈다.
연출자들은『개성이 짙고 뚜렷한 행태를 가진 역할이라면 오히려 마음 편히 열중할 수 있으나 대본자체에서 자세히 제시되지 않은 역할을 나름대로 소화해내는데는 연기자의 창조력이 중요한데 홍양이 잘 해내고 있다』고 말한다.
부잣집 청년(이형준 분)과 인생 유전적인 운전사 청년(맹상훈 분)의 사모의 대상이되고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을 지키는 멜러 물의 주인공이 된 홍진희는 그만큼 신선 감을 준다.
『여러사람이 한 지붕아래 개성 있는 모습으로 함께 살고 있는 무대(하숙집)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것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분위기에 함몰되지 않는 영역을 굳혀야 겠어요.』
국내 드라마의 최고수준을 보여주는 미니시리즈들에서 연기자들이 자신역량의 진면목을 발휘할 때가 많다.
복잡한 사랑과 삶의 이야기를 현실과 괴리감을 느끼지 못하게 엮어 가는『겨울이야기』에서 홍진희도 그 같은 한 몫을 해내고 있는 예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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