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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F1 서킷, 아시아 최장 길이로 건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0년 전남에서 열릴 코리아 포뮬러원(F1) 그랑프리 서킷 설계도가 확정됐다. 또 이 경주에 참가할 한국인 카레이서 육성 계획도 발표됐다.

F1 한국 대회 운영사인 카보(KAVO:Korea Auto Valley Operation)는 7일 포뮬러원 한국인 드라이버 육성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KAVO는 전라남도와 F1 유치권 보유사인 엠브릿지홀딩스가 민관합작으로 설립한 모터스포츠 전문 기업이다.

이 계획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중 한국인 카레이서들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3 ̄5명의 후보를 선발한다. 하반기부터는 포뮬러 BMW, F3 등 3년간의 해외 적응기를 거쳐 2010년 경주에 최소 1명의 드라이버를 주전으로 뛰게 한다는 내용이다.

카보 관계자는 "카보의 정영조 사장이 F1 주관사인 FOM(Formula One Management)의 버니 에클레스톤 회장을 영국에서 만나 한국인 드라이버의 F1 진입을 위한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해 나온 결과"라고 전했다. 에클레스톤 회장은 이 자리에서 "재능 있는 한국인 드라이버를 위해 F1 드라이버의 자격인 슈퍼 라이선스 발급과 같은 행정적 지원 등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F1 그랑프리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로 불린다. F1 경주에 참가하는 주전 드라이버는 단 22명이다.

올 10월 은퇴한 미하엘 슈마허(페라리팀.독일)는 연봉과 기타 광고 수익 등으로 연간 8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 들이는 슈퍼스타다. 페라리로 이적한 키미 라이코넨(핀란드)의 연봉은 5400만 달러, 2005 ̄2006 챔피언으로 맥라렌으로 이적한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의 연본은 3800만 달러에 달하는 등 F1 드라이버의 상당수가 백만장자다.

이들이 고액 연봉을 받는 이유는 시속 350km이상의 고속에서 경주차를 다룰 만큼 드라이빙 실력이 뛰어난 데다 일부 코너에서는 지구 중력의 4 ̄5배 이상의 압력을 견뎌야 하는 등 전투기 조종사 이상의 체력을 요하기 때문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인도가 F1 드라이버를 배출했을 뿐 한국보다 앞서 F1을 개최한 중국.말레이시아.바레인 등에서는 단 한 명의 F1 드라이버도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뽑나=후보 드라이버 선발은 내년 상반기 중 사전 서류 검토를 거쳐 국내외 자동차경주장에서 치러진다. 테스트에 쓰일 경주장과 경주차 종목은 선발 과정의 공정성을 이유로 발표되지 않았다. KAVO는 고속 코스 적응 능력, 체력, 연령(병역 문제 포함), 외국어 능력 등을 주요 기준으로 제시했다.

후보로 뽑힌 레이서들은 해외 F3 무대에 진출할 지원금을 받게 된다. F3는 배기량 2000cc급 포뮬러 카레이싱 대회로 F1의 등용문으로 불린다. 현재 F1 주전 드라이버 가운데 라이코넨을 제외한 21명의 드라이버가 F3를 거쳐 F1 무대를 밟았다.

KAVO는 한국 드라이버의 F3 경험을 위해 마카오 그랑프리, F3 유로 시리즈, F3 마스터스 등 굵직한 행사를 운영하고 있는 국제 F3 조직위원회의 배리 브랜드 회장과 드라이버 프로모션을 위한 협상을 진행중이다.

계획대로 하면 내년 1차 선발되는 드라이버들은 빠르면 하반기부터 해외 F3 경기나 포뮬러BMW에 참가하게 된다. 여기서 3위 이내 성적을 거두면 F1 드라이버의 기본 자격을 갖추게 된다. 이어 2008 ̄2009년 2년간 유럽 F3 리그 연간 전 경기에 참가해 경험을 쌓은 뒤 빠르면 2009년 하반기부터 F1팀 테스트 드라이버 자격으로 뛸 수 있다. 이 과정은 과거 F3000으로 불리던 GP2 레이스 등 상위 등급을 건너뛰어 F3에서 F1으로 직행하는 초단 기간 코스다.

이번 프로그램의 핵심 과정인 정상급 F3 드라이버 육성에는 2년간 20억원 정도의 비용이 소요된다. KAVO는 스폰서 기업을 찾아 조달할 계획이다.

■ 단계별 F1 한국인 드라이버 육성 계획

연도 내용

2007년 상반기 후보 드라이버 선발

2007년 하반기 포뮬러BMW 독일 리그 참가

2008년 F3 유로 시리즈 전 경기 참가

2009년 상반기

2009년 하반기 F1 테스트 드라이버 참가

2010년 F1팀 주전 드라이버 도전

◇서킷 확정=한편 전남 F1 서킷의 최종 설계도가 확정됐다.

아시아 최장 길이로 전체 길이 5.684km다.시속 350㎞를 내는 직선 구간이 1.25km로 현재 F1 경기장 가운데 가장 길다.

카보는 이날 경주장 마스터플랜 설계사인 독일 틸케(Tilke)가 설계한 전남서킷의 최종 코스도를 공개했다. 현재 아시아 지역 F1 서킷은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가 4.563m, 중국 상하이 인터내셔날 서킷 5.451km, 말레이시아 세팡 서킷 5.540km, 바레인 국제 서킷 5.412km 등이다. 틸케사는 세팡, 상하이, 터키, 바레인, 후지 스피드웨이 등 1999년 이후 새로 건립되거나 개보수한 F1 서킷의 디자인을 담당한 세계 수준의 전문기업이다.

아시아 지역뿐 아니라 F1이 치러지는 전세계 모든 서킷을 통틀어서도 이탈리아 몬자 서킷(5.793km)에 이어 세계 2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남 서킷은 직선이 계속되는 스트레이트 구간 길이가 1.25km다. 이는 2006년까지 F1을 유치한 해외 서킷을 기준으로 보면 세계에서 가장 길다. 다만 내년부터 일본 F1을 유치한 후지 스피드웨이가 직선구간을 1.5km까지 늘리는 보수공사를 하고 있어 최장 거리는 두 번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전남 서킷은 길이 3.047km의 상설트랙과 확장 구간 5.684km의 F1 트랙 등 용도에 따라 2개 코스로 변형해 활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형 서킷으로도 설계된다.

기타 시설로 최대 높이 14m의 F1 피트(정비하는 장소) 빌딩, 본부 격인 컨트롤 타워(높이 13m, 3층 구조), 미디어센터, F1팀 빌딩, 주차장, 위락시설 등이 있다. 이 경주장은 2007년 7월 착공, 2009년 하반기 완공된다.

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세계 주요 f1 서킷 코스 길이>

서 킷 그랑프리 길이(km)

Autodromo Nazionale di Monza 이탈리아 5.793

전남국제자동차경주장 한국 5.684

Sepang International Circuit 말레이시아 5.543

Shanghai International Circuit 중국 5.451

Bahrain International Circuit 바레인 5.412

Istanbul Park 터키 5.338

Albert Park 호주 5.303

Nurburgring 유럽 5.148

Silverstone Circuit 영국 5.141

Autodromo Enzo e Dino Ferrari 산마리노 4.933

Circuit de Catalunya 스페인 4.627

Hockenheimring 독일 4.574

Citcuit de Nevers Magny Cours 프랑스 4.411

Hungaroring 헝가리 4.381

Gilles Villeneuve Circuit 캐나다 4.361

Autodromo Carlos Pace 브라질 4.309

Indianapolis Motor Speedway 미국 4.192

Circuit de Monaco 모나코 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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