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현대시조 100주년 … '오늘의 시조시집' 2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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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시조에 관심이 있어도 마땅히 참고할 만한 교과서가 없다. 시조 하면, 황진이나 정몽주의 옛 시가가 맨 먼저 떠오르는 요즘이다. 민족 고유의 시가가 거의 박물되다시피 한 요즘, 현대인의 심상을 율격에 담아낸 오늘의 시조를 찾아 읽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교과서에서 시조가 퇴출되고, 독자가 빠져나가고, 출판사가 등을 돌려도, 아직도 이땅엔 1000여 명의 시조시인이 작품을 쓰고 있다.

마침 올해는 현대시조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 뜻깊은 해를 넘기기 전에 작품집 두 권이 잇따라 출간됐다. 원로 이상범(사진(上))씨가 엮은 '한국시조작품상 수상작품집'(동학사)과 중진 홍성란(사진(下))씨가 묶은 '내가 좋아하는 현대시조 100선'(책만드는집)이다.

이 시인이 엮은 책은 1991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시조작품상을 수상한 16명의 수상작과 대표작을 묶은 것이다. 민병도.이정환.정해송.백이운.정수자.오승철.이지엽.이승은.정일근.김일연.박권숙 등 당대를 대표하는 시조시인들의 주요 작품이 실려 있다. 책 말미에는 장경렬(서울대).유성호(한국교원대) 교수의 해설을 덧붙였다. 홍 시인의 책은 현역 시조시인의 작품 가운데 단시조만 골라 100편을 실었다. 짧은 시조를 먼저 앉히고 각 편마다 짧은 감상을 적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시조가 어제의 유산이 아니라 오늘의 문학이란 사실을 책에서 알 수 있다. 기대보다 한참 젊은 감각의 현대시조를 마주할 수 있다. 홍 시인은 지난해 중앙시조 대상 수상자다.

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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