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업계/황금시장 “흔들” 생산 감축/걸프전 후유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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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장기전되면 수출길 완전히 막혀/북방 개척·고부가제품 개발 “박차”
타이어업계도 걸프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타이어 문창규 기획조사부장은 『전쟁이 1개월 이내에 끝나면 수출목표는 2천만달러 차질에 불과하지만 3개월간 계속될 경우 4천만달러,6개월 이상 계속되면 중동지역의 수출은 전혀 불가』라고 우려한다.
저렴한 가격에다 질좋은 상품으로 세계의 내노라하는 기업들과 어깨를 견주며 지금껏 해외시장에서 탄탄대로를 걸어온 국내 타이어업계가 뜻밖의 걸프전쟁에 휩싸인 것이다.
북미 다음으로 큰 시장인 중동지역에 대한 수출이 지난 17일부터 전면 중단되고 있는데다 다른지역의 시장전망도 그다지 밝지않아 올 한햇동안의 수출에 적잖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타이어·(주)금호로 상징되는 국내 타이어업계는 지난 한햇동안 전체 수출물량 8억9천만달러 가운데 16%선인 1억4천만달러어치를 중동지역에 수출한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약 7% 늘어난 1억5천만달러어치를 중동시장에 팔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동시장중에서도 가장 큰 고객(중동시장 수출물량의 80%선 차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전쟁 당사국이 되는 바람에 이 지역 바이어들로부터 『선적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중동지역에 26만달러어치를 선적해놓고도 대금을 못받았고 금호타이어는 5만달러의 대금을 못거둬 들였다.
한국타이어는 재고가 많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평소 85∼90%이던 가동율을 80∼85%로 떨어뜨렸으며 금호타이어도 전쟁이 오래가면 생산량을 줄일 방침이다.
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유고·헝가리 등 북방시장 개척에 주력하는 한편 금호의 경우 연구개발비를 지난해 2백20억원에서 2백50억원으로 크게 늘려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타이어 이외의 서비스 및 기타 사업으로 업종을 다각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타이어업계가 당장 우려하는 것은 수출부진 이외에도 원재료 가격이 많이 올라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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