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만경제 주름살 는다/대우·기아자동차 조업단축 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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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군 외박 통제… 이태원 “썰렁”/계약한 자동차 취소사태/백화점 매상 30%나 격감
중동전쟁의 여파가 경제전반에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주름살을 몰아오고 있다. 특히 전쟁양상이 초기의 단기전 예상에서 점차 장기화조짐을 보이면서 시민들의 심리위축에 따른 시장·백화점·관광·유흥업소 등의 매상격감에 이어 자동차 등 일부제조업체에서는 조업단축의 움직임까지 보여 연쇄 영향이 우려된다.
◇조업단축=대우자동차는 21일부터 낮근무시간을 10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이는 조업단축에 들어갈 예정이며 기아자동차 역시 같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바람에 대우자동차에 범퍼를 납품하는 프락코사도 조업단축에 들어갈 계획을 세우는 등 파장이 연쇄 확산되고 있으며 다른 부문 제조업까지도 번질 예상이다.
자동차업계의 조업단축 움직임은 수출·내수 등 자동차 판매부진에 따른 것으로 중동전 이후엔 판매감소와 함께 구입계약 취소 등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현대자동차 을지로영업소 유인학씨(27)는 『최근 고객 4명이 구입계약을 맺었으나 전쟁발발뒤 2명이 휘발유값 상승을 우려해 해약하고 나머지 2명도 전황을 봐가며 출고날짜를 결정하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전쟁전 하루 1천1백대씩 이뤄지던 승용차구입계약이 17일이후 10%이상 줄어 1천대수준을 밑돌고 있다.
특히 중고차시장에서는 매기가 뚝 끊겨 지난해말 8백만원선에 거래되던 89년형 대우 로열프린스가격이 4백만∼5백만원으로 50% 가까이 떨어졌다.
◇백화점·시장=롯데·미도파·신세계·현대 등 서울시내 대형 백화점들은 전쟁이 발발한 17일부터 매출액은 15%이상,고객은 20∼30%씩 모두 줄었다.
신세계의 경우 바겐세일을 시작한 11일부터 개전하루전인 16일까지 하루평균 8억7천여만원 어치를 팔아왔으나 17,18 양일간은 매출액이 평균 6억여원으로 30%나 감소했다.
동대문시장 등 큰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서울 평화시장 의류상인 김종원씨(35·경북상회)는 『평소 40만원이던 하루 매출액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울상지었다.
특히 타격을 입은 곳은 이태원일대 상가로 주한미군에 비상경계령이 내려지면서 미군들의 외출·외박이 통제되고 관광객마저 뜸해 매출액이 평소보다 10분의 1로 줄어들었다.
신발상점인 「대성보세」의 경우 하루 30만∼40만원씩 이던 매상이 5만원대로 곤두박질쳤고 햄버거등을 파는 「뽀빠이하우스」역시 하루 1백여명씩 찾던 손님이 10명이하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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