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소재「다큐물」제작"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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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새로운 소재를 다룬 특집 다큐멘터리제작이 활발하다.
MBC-TV『한민족 소련 유민 사』와 KBS-1TV『도시의 새』등이 이 같은 시도다.
취급하는 소재나 주제는 다르지만 지금까지의 제작흐름과는 달리 시의에 맞춰 새롭게 찾아낸 소재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937년 스탈린의 강제이주정책에 따른 중앙아시아로의 대이동으로 생존과 투쟁의 역사를 밟아야했던 재소한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 나갈『한민족 소련유민 사』촬영을 위해 MBC-TV는 다음달중순 현지답사에 들어간다.
해외이민 1백년을 넘어선 현시점에서 우리의 시각으로 유민 사를 정리해보는 첫번째 작업이 될 이번 특집 물 제작은 여러모로 의미가 클 것 같다.
『단순한 스케치 식 접근보다 생존자들의 증언과 폭넓은 자료활용 등의 심층취재를 통해 소련유민사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의 관점에서 시도한다는 점이 중요하죠.』
소련 측에서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와 큰 힘이 되고있다는 기획자 은희현 부장(44)의 말이다.
『수요문화기행-러시아·동구의 문학과 예술』현지촬영 때 MBC측의 호의적인 소련문화소개가 계기가 돼「소련과학아카데미 과학기술개발센터 우즈베크스탄 지국」측에서 지난해말 공동제작을 제의해와 제작에 들어가게 된 이번 특집 물은 빠르면 4월 본격 제작이 시작된다.
금년 중만 방송을 목표로 추진중이며 무대배경은 블라디보스토크 등 연해주일대, 한인들이 몰려사는 타슈켄트 등 중앙아시아와 함께 이주당시 시베리아열차의 발자취가 남긴 증간기착지들로 생존자·현지학자들의 생생한 증언이 담겨진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 다큐멘터리제작이 촉매가 돼 연해주에 한인자치주가 설치 될 희망이 있다는 소련 측의 전언이라며 제작진은 다소 상기된 표정이다.
부지런한 한인들에 대한 신뢰감을 갖고있는 소련당국이 가장 골칫거리인 민족문제와 관련, 중앙통제가 어려울 바에야 자체적으로 잘만 해준다면 한인자치주가 낫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새를 생물학적 차원이 아닌 도시 사회학적·도시심리학적 관점에서 다루게 될『도시의 새』는 그간 등한시해온 도시환경에 조명을 맞춘 작품이다.
서울·부산·울산 등 새가 살고있는 도시와 철새 도래지 등을 배경으로 비둘기·철새·텃새 등의 기형적 모습과 병든 새들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킴으로써 환경오염의 심각한 메시지를 전한다는 게 제작진의 기획의도다.
그러나 사람과 달라 연출이 어려운 새들의 생태와 환경에의 적응 등을 망원렌즈로 잡기에는 장비부족 등의 어려움이 따른다는 제작진의 얘기다.
인간환경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를 부각시킨다는 이 프로는 3월께 60분 짜리 2부작 방송을 앞두고 현재 지방촬영 등 제작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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