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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 이하 어린이에 빈혈 많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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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5세 이하의 어린이중 상당수가 빈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나 부모들의 세심한 영양·건강관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서울위생병원 소아과팀이 최근 1년간 이 병원에 입원한 어린이 1천2백11명을 대상으로 빈혈상태를 조사한 결과 이중 12.8%인 1백55명이 빈혈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 빈혈 어린이 중59명은 급성이 아닌 영양관리 소홀에 의한 빈혈이어서 요즘 부모들의 자녀 영양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어린아이에게서 나타나는 빈혈은 보통 철분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생기는 식이성빈혈과 철분이 부족하지 않은데도 세균·바이러스 등에 의해 일정기간 빈혈을 나타내는 감염성 빈혈이 주종을 이룬다.
이중 감염성 빈혈은 해당질환이 치료되면 별 후유증을 남기지 않고 어린이가 빈혈상태에서 벗어나지만 근본적으로 철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식이성 빈혈은 어린아이의 정상적 발육을 저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위생병원 민정식 부과장(소아과)은 『식이성 빈혈이 생기는 주원인은 부모들이 이유식을 제대로 시키지 않고 모유, 혹은 분유나 생우유 등만을 먹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생후6개월 이후의 이유시기에 모유나 우유, 또는 분유에만 소아의 영양을 의존했던 것에서 탈피, 철분이 풍부한 이유식을 함께 먹여야 한다는 것.
어린이의 경우 산모의 뱃속에서 철분을 받아 간에 저장하고 태어나는데 출산 후 5∼6개월이 지나면 간에 축적된 철분을 거의 소모하게 돼 이때쯤부터는 꼭 이유식을 실시해야 한다.
민 부 과장은 『대부분의 어머니들이 이유식을 시키는 방법을 모르고 있으며 어쩌다 한번 시도해보고 아기들이 울거나 거부하면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이유식을 먹이는 요령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즉 ▲한가지 종류만 1주일정도 계속할 것 ▲소량에서 시작, 다량으로 늘려가되 가장 배고픈 시간을 택해 먹일 것 ▲이유식을 바꿀 때는 4∼5일 동안 설사·발진 같은 음식물에 대한 이상반응을 관찰할 것 등이다.
특히 미숙아의 경우 절대적으로 철분이 부족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유식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민 부 과장은 강조한다.
한양대의대 이항교수(소아과)는 『철분이 부족할 경우얼굴빛이 희고 입술 등에도 약간의 푸른빛이 돌지만 눈에 띄게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며 『그러나 학계의·보고에 따르면 빈혈에 걸릴 경우 산소공급부족으로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쉽게 어지럽고 피곤해지며 식욕감퇴 등이 동반되고 심지어는 지능발달의 둔화, 면역계통의 이상 등이 초래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런 아이들은 겉보기에는 살지고 얼굴이 희기 때문에 우량아 같지만 실제 신경질도 많고 주의력 등도 떨어진다는 것이 이교수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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