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269구 인양 소각했다/이즈베스티야지에 보도금지 압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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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자장치서 항로이탈 확인/미지
【모스크바·워싱턴 AP·AFP=연합】 소련 국방부는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에 대해 지난 83년 발생한 KAL기 추락사건에 대한 추적을 중단하고 소련 당국이 사고 해역에서 인양한 탑승객 2백69명의 시체를 비밀리에 소각한 사실을 보도하지 말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미국의 시사주간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리포트지가 5일 보도했다.
유에스 뉴스지는 이즈베스티야의 보도내용을 인용,추락한 KAL기의 잔해가 수심 30여m의 바다밑에 남아있었으나 소련정부는 기체발견사실을 감추기 위해 사고해역에서 인양한 승객 2백69명의 시체를 한 화장터에서 소각하도록 명령했다고 폭로했다.
이즈베스티야지는 또 추락한 KAL기에서 발견된 전자장치를 통해 문제의 KAL기가 소련정부의 당초 주장대로 간첩활동을 수행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항로를 잃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즈베스티야는 지난해 12월20일자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소련의 고위관리들이 이 신문의 한 기자에게 소련군 잠수요원들은 사할린 부근 마네론도로부터 수m 떨어진 해저에서 KAL007편의 보잉747기 잔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소련당국은 이같은 보도에 대한 확인을 거부했다고 말하고 신문으로서도 잔해발견에 관한 정보를 철저히 확인할 때까지는 더 이상 구체적으로 보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즈베스티야는 소련군 잠수요원등 특수 전문가들이 KAL기의 기체를 사할린 근해에서 발견했으며 잠수부들이 추락한 기체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전부 조사했다는 사실을 몇몇 장교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고 말하고,그러나 소련당국이 이같은 사실을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고 있는 현재 잔해발견등의 정확한 사실규명은 어려운 실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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