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그레이켄 회장 인터뷰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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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과 계약 파기 관련

1. 이번 계약 파기의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

계약 조항에 따라, 검찰이 조사를 마치기 전까지는 국민은행과의 협상을 마무리 지을 수 없었다. 검찰은 여러 번 수사 기간을 연장했고 이에 현 시점에서는 수사의 종결시점을 예측하기가 불가능 했다. 계약 마감일을 결정할 수 없었던 것이 국민은행과의 계약을 파기하게 된 원인이다.

2. 국민은행과 재계약 가능성은 없나? 국민은행측에서도 원점으로 돌아가긴 했지만 재계약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모든 것이 전적으로 론스타에 달려있다고 했다.

론스타는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 하기 전까지는 외환은행 매각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론스타가 전략적인 선택권들을 고려해 볼 수 있는 때가 오면 외환은행에 대한 관심을 가진 다른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국민은행에게도 계약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다.

3. 향후 외환은행 매각 전략은 무엇인가. 언제쯤 어떤 방식으로 재매각에 나설 것인가. 외환은행을 블록세일하거나, 외환은행 지분과 우량자산을 쪼개서 처분하는 방법, 론스타 지분을 외환은행이 사들여 자사주로 하는 방법, 외국 금융사에 매각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는데 이중 실제 가능하고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나? 있다면 뭔가?

론스타 펀드는 지금 당장 외환은행의 지분을 매각할 어떠한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 현재 우리는 검찰의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 결백을 증명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4. 재매각을 위해 이미 접촉하고 있는 투자자가 있나.

아니다, 론스타는 다른 투자자와 접촉하고 있지 않다.

5. 이번 배당은 어느 정도를 원하나? 금감위에서는 배당을 모니터링하겠다면서 우회적으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는데?

외환은행 이사회는 절차에 따라 외환은행의 재무상태를 검토할 것이고 이에 따라 배당금에 대한 지급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이사회는 모든 외환은행 주주들의 이해와 외환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릴 것이다.

6. 외환은행 인수와 재매각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 세가지를 꼽으라면 뭔가?

외환은행 구제 조치는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던 은행에 대한 리스크가 큰 투자였다. 부실채권을 식별하고 재조정해야 했으며 어느 정도의 경영변화도 필요했다. 위기관리 프로세스도 변해야 했으며 예금자들과 채권자들도 안심시켜야 했다. 이 모든 것들은 많은 시간과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과정이었다.

헐값 매각의혹 관련

7. 론스타에 외환카드를 인수하란 제의는 어느 기관이, 어떤 식으로 해왔나?

금융감독원은 외환은행을 비롯한 한국의 금융기관들을 감독하는 기관으로서 외환카드의 실패가 한국 금융계에 끼칠 충격에 대해 걱정했다. 외환은행은 외환카드를 구제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었으며 외환은행 이사회는 외환카드를 자본잠식상태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외환카드 구제가 외환은행의 재정상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염려를 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이사회는 금융감독원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한국금융계의 한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외환카드를 구제하기로 결정했다.

8. 2003년 당시 외환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어느 수준이라고 평가했나.외환은행과 금융감독원, 재경부가 밝힌 외환은행의 BIS 비율을 신뢰했나.

론스타는 투자 전에 외환은행의 대차 대조표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했고 외환은행의 자본적정성비율이 시장이 기준하는 통제한계보다 떨어졌다고 결론지었다.

9. 외환은행이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으면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언제 그같은 사실을 알았나. 그같은 사실을 한국의 '누구'와 의논했나.

론스타의 한국 변호사들은 정부 감독기관이 외환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기 전까지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의 최대주주가 될 수 없다고 조언했다.

10.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처음 '구주주 지분을 포함한' 지분 인수를 제안했을때 외환은행은 건전성 지표가 나쁘지 않았다. 한국 법규상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 몰랐다면 한국 국내의 자문기관들에게서 그같은 의견을 들어보지 않았나.

론스타는 총 51%의 지분 인수를 위해 외환은행이 발행한 신주를 인수하고 기존 대주주들로부터도 지분을 인수했다. 론스타는 인수 당시 시장 가격에 13%의 프리미엄을 붙여 외환은행의 지분을 인수했다. 외환은행은 법이 요구하는 은행건전성을 맞추기 위해 자본이 필요했다. 만약 투자가 이루어 지지 않았다면 외환은행은 조흥은행, 우리은행, 제일은행, 서울은행 등이 공적 기금에 의해 구제됐듯이 정부의 공적자금이 투입되어야만 했을 것이다.

11.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론스타가 스티븐 리에게 부여한 역할은 어느정도였나.

스티븐 리는 인수 당시 론스타 한국 지사의 대표직을 역임했다. 스티븐 리는 론스타 부회장 및 아시아 지역 대표인 엘리스 쇼트 (Ellis Short)에게 보고했고 쇼트는 론스타 회장인 나에게 보고했다.

12. 론스타와 하종선 변호사와의 관계는 무엇인가. 하씨가 한국정부에 론스타를 위해 로비해주는 댓가로 돈을 건넨 것인가.

하종선씨는 외환은행 인수 당시 변호사로 일했으며 론스타에게 외환은행과 더불어 여러가지 사항에 대해 조언을 했다. 하씨는 국제기준에 따라 법률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받았다. 금융당국이 외환은행이 자금난을 겪고 있음을 사실과 다르게 인정하고 이사진의 이의 없이 주주들의 이해에 반하는 인수를 받아들이도록 강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비상식적 이다. 이사회에는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은행 및 코메르츠은행의 대표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들은 2003년에 외환은행이 재정적으로 부실하고, 이에 론스타의 투자가 외환은행의 자본확충(recapitalize)을 위한 최고의 계획이라는데 모두 동의했다.

13. 론스타측이 변양호 국장에게 10억달러 규모로 투자할 의향있다고 밝혔다는 게 검찰 조사 내용인데, 맞는가.

론스타는 자본확충 계획을 위해 외환은행이 고용한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로부터 투자 권유를 받았고 이에 답했다. 모건 스탠리는 다른 투자자들에게도 투자 권유를 했고 계획안을 받았다. 외환은행 경영진과 이사회는 론스타의 계획안을 선택했고 이는 외환은행 주주들의 이해를 가장 잘 반영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책을 제공했고 거래를 감독했다.

14. 당시 외환은행의 외형상 자기자본비율이 높아 부실금융기관이 아니었기 때문에 금융회사가 아닌 론스타가 인수할 수 없는 상태였는데, 외환은행에 10억달러를 투자할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었나.

10번 답변 참조

외환카드 주가조작 관련

15. 검찰이 밝히고 있듯이 2003년 10월 경 외환은행의 외환카드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막아외환카드 주가를 하락시킨 뒤에 외환은행과 합병시키는 계획(일명 Project Squire)을 세운 적이 있나?

2003년 11월 외환카드의 채권자들은 채권의 만기 연장을 거절했고 외환카드는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없어서 파산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외환은행은 외환카드의 자본잠식상태 및 외환카드를 지원했을 때 외환은행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다는 걱정에 외환카드를 구제하는 것에 대해 주저했다. 외환은행은 금융감독원의 강력한 제의로 외환카드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수출입은행과 한국은행 대표들은 포함한 외환은행 이사진은 11월 20일에 회의를 갖고 다음 3가지 사항에 대해 반대 없이 동의했다: 1) 올림푸스캐피탈 (Olympus Capital)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 매수 (올림푸스는 주주 계약서에 따라 어떠한 기업구조변경도 막을 수 있는 입장에 있었다.) 2) 외환카드 유동성을 위한 긴급 자금제공 3) 감자계획에 따라 외환카드를 외환은행으로 합병. 감자는 외환카드의 자본잠식상태를 외환은행 뿐 아니라 모든 외환카드 주주들에게 동일하게 배분되는데 필요하다고 간주되었다. 이 같은 계획은 증권거래 규정에 따라 11월 21일에 발표되었고 외환카드의 파산위기가 감소될 것이라 예상됐다. 1주일 후 외환카드 채권단들이 채권을 연장하기를 계속 거부하여 다시 외환카드가 파산위기에 이르자 외환은행 이사회는 다시 긴급회의를 열었다. 외환은행 이사회는 파산위기 때문에 감자계획을 이행할 수 있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판단하여 외환카드를 합병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16. 2003년 11월20일 외환은행 이사회 기록을 보면 외환카드 주가가 지나치게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장에 감자 가능성을 시사해줘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이 말은 결국 선의든 악의든 주가조작을 인정하는 말이 되는 것 아닌가. 미국 등 서방선진국에서도 이 같은 경우에는 주가조작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15번 답변 참조

17. 실제로 감자를 하기 위해 2003년 11월14일 금감원에 외환카드 감자 명령을 신청했다고 하지만, 당시 여신전문금융업법상 감자 명령은 '조정자기자본 비율 2%이하'만 가능해 2003년9월말 기준 이 비율이 10.51%였던 외환카드에겐 이같은 감자명령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몰랐나?

당시 감자명령신청은 국내 자문사로부터도 법률자문을 받았을텐데, 이같은 내용을 알지 못했나?

외환은행은 외환카드의 자본잠식상태를 보고 2003년 11월 14일 감자신청서를 제출했다. 그 당시 LG 카드와 같은 큰 신용카드 회사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고 있었다는 것을 기억을 할 것이다. 외환카드의 조정자기자본 비율이 10%였다는 것에 대해 예전이나 지금이나 명맥히 틀렸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만약 그것이 정확한 수치였다면 채권자들이 채권 만기 연장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며 합병이 절실했던 파산위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

18. 미국의 경우라면 이사회에서 감자 논의와 계획을 논의해 주주들에게 공개한뒤, 이를 지키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나?

미국에서는 이사회가 선의를 가지고 내린 결정을 발표하고 난 뒤 예기치 않은 시장변화에 따라 1주일 뒤에 다른 결정을 발표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19. 당시 이달용 부행장이 외환카드에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한 일이 있나? 그 이유는?

외환은행 주주들에 대한 선관의무에 따라 외환은행 이사회는 외환카드를 위한 유동성 지원이 파산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인 해결책이 제공될 때에만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검찰 수사 및 한국내 여론 관련

20. 결백하다면 일단 검찰 수사에 응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사업장 주재국의 사법체계를 존중해야 하지 않나.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난을 했는데, 미국의 경우라도 의혹이 있으면 검찰이 수사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론스타가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검찰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 론스타는 요청한 모든 서류를 제출했다. 론스타의 모든 임직원은 검찰의 모든 소환에 응했으며 심지어 한 직원은 60회 이상 소환 받기도 했다. 유회원 사장은 25 차례 이상 검찰의 소환에 응했다.

엘리스 쇼트 부회장과 마이클 톰슨 변호사가 조사에 응하지 않은 단 하나의 이유는 검찰이 그들이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체포하겠다고 말해왔기 때문이다. 쇼트 부회장과 톰슨 변호사는 그들이 떠날 수 있는 권리만 보장된다면 여러 차례 한국에 와서 검찰의 조사에 응하고자 했다. 톰슨 변호사는 이미 검찰의 조사에 응하기 위해 여러 차례 한국에 왔으며 100 시간 이상 수사에 응했다.

검찰이 수사를 위해 구속이 필요하다고 하는 주장을 이해하기 힘들다. 또한, 검찰이 쇼트 부회장과 톰슨 변호사, 한국 론스타 사무실의 유회원 사장에 대한 법원의 영장 기각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21. 검찰 수사가 왜곡, 편향됐다고 생각하나.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물론 우리는 한국의 법 체계 및 심각한 혐의에 대한 검찰의 수사권을 존중한다. 그러나 검찰은 이번 수사를 정치화했으며 매일 기자회견을 갖고, 공공연하게 증거를 왜곡하고, 법원의 기각 이후 그들의 입장을 정당화하는 집단 이메일을 보내며 론스타가 조사에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론스타와 직원들에 대한 진실되지 못한 주장을 하는 등 한국 국민들을 오도했다.

22. 한국 내 여론은 두 가닥이다. 하나는 론스타를 비난하는 쪽과 하나는 론스타의 투자이익을 보호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내 여론과 한국민들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나.

한국 내 여론이 두 가닥으로 갈린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 경제를 개방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소수의 반 외자 정서가 있다고 생각한다. 좌파적이고 반 외자적인 성향을 갖고 있는 일부 시민단체가 그 예다.

정부 및 대다수의 한국 국민들은 외국 자본의 한국경제에 대한 투자에 긍정적이라는 것을 믿고 있으며 한국이 자국 및 외국 투자자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법치국가임을 믿는다.

23. 지난 여름 한국에 사회 공헌금으로 1000억원을 내겠다고 했다. 그 약속은 여전히 유효한가.

계획에 변함이 없다.

기타

24. 사모펀드는 대개 3년 정도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고 청산하는데 론스타 3펀드는 이미 4년 정도가 지난 것 같다. 현재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압력은 없는가. 없다면 투자자들과 합의해 청산 시한을 연기한 것인가.

외환은행 투자 관련 투자자들로부터 어떠한 시간상의 압력도 없다. 외환은행 지분 매각은 투자자들에게 우선적인 사안이 아니다.

25. 이 펀드 투자자 중 한국 관련 인사나 기업 등은 없는가.

론스타 펀드에 투자하는 어떠한 한국인 또는 한국기업도 없다. 론스타 펀드의 투자자들은 세계 최대의 금융 기관들이며 대부분 연기금들이다.

26. 론스타의 한국 내 투자 대상은 현재 극동건설과 외환은행 뿐이다. 극동건설에 대해서는 향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또 향후 한국에 대한 추가 투자 의향은?

론스타는 수사 종결 이후 극동건설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것이다.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는 한국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 계획이 없다. 이번의 유감스러운 일이 종결되고 론스타와 론스타 직원들이 한국에서의 사업을 재건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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