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모작 늘어나고 수준도 높아져

「중앙시조 지상백일장」은 이제 명실상부한 시조 단의 유능한 신인 발굴 지면으로 그 자리를 굳혔다. 제도적 혁신 이후 1년동안 신인부재의 시조 단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었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기성 시조 단에도 안일과 안주로부터 떨쳐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각성제 역할을 했다고 믿어진다. 이러한 현상은,「오늘의 시조는 새롭게 태어나야한다」는 깨어있는 시조단 일각의 뼈를 깎는 자성과 그 맥을 같이한다고 보아야 한다.
어떻거나 전에 비해 응모작품의 편수가 두배 이상으로 늘어난 양과 함께 작품의 질도 상당히 높아져서 그야말로 양·질 양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선자들의 남다른 애정과 기쁨이 바로 여기에 있다.
장원에 뽑힌 이용희씨의『정전』은 단수로서 완벽한 작품이다. 감각적인 면에서 이만한 능력을 갖춘 시조가 흔치 않다는 점에서 이의 없이 장원으로 밀었다.
차상을 한 윤용수씨의『어시장 난전』도 만만찮은 작품이었다. 특히「일찍 뜬 별 하나를/좌판에다 묶어놓고」와 같은 비유는 아주 신선했다. 또 차상에 오른 박영석씨의『바람』도 반복법과가락의 배합이 뛰어난 단수였다. 3편 모두에게 욕심을 부린다면, 현실의식과 함께 시로써 깨어있는 사상성을 담아보라고 권하고싶다.
이밖에도 입선에 오른 이우식씨의『겨울 숲을 지나는 바람』, 이종현씨의『김씨네 소』, 양경진씨의『겨울스케치』,서중석 씨의『기러기』, 조호영씨의『어느 여인』등은 작품의 소재와 주제를 잡는데 더 노력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싶다. 이미 시조로 쓰여졌거나 또 흔히 할 수 있는 상은 과감하게 버릴 줄 아는 용단이 없이는 신선한 작품을 낳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감각을 터득하고 자기 목소리화 하는데 더욱 분발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해두고자 한다. (심사위원: 윤금초·박시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