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도 전자파장해 심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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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전기·전자제품의 디지털화·소형화·경량화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자파장해(EM)가 건강·안전을 위협하는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자동차의 엔진 등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경우 운전자의 집중력과 판단력을 떨어뜨려 두통·현기증·졸음 등 이른바「카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으로 우려되는 연구결과가 일본등 선진국에서 속속 나옴에 따라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체신부는 현재 전자파장해 검정시험을 거치고 있는 팩시밀리·모뎀 등 뿐 아니라 자동차와 각종 산업용 공작기계 등을 조만간 규제대상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그러나 국내에는 아직까지 민간 자동차업계 한군데(현대)밖에 전자파장해 측정강치가 없는 데다 기술수준과 일반 인식도가 낮아 전자파장해의 규제가 이렇다할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일본 후생성 교통의학재단이 운전자 9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 자동차 운행 중 운전자들의 반응시간(네거리에 정지해 있다가 신호등이 바뀜에 따라 얼마나 빨리 페달을 밟는지 측정)은 엔진이 정지된 상태에 비해 최고 20%나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반응시간 지연현상은 엔진의 시동과 정전기 방전에 의해 발생하는 수심V/m의 전자파가 운전자의 신경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박성득 체신부 전파관리국장은『미국·소련·일본·중국 등은 인체의 안전을 보강하는 전자파 방사분량의 한계 치를 규정하고 있으며 출력이 큰 전파발사장비를 다루는 방송 송신국 직원들의 안전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전자파장해는▲컴퓨터·자동차 도어셔터·TV·산업현장의 로봇 등에 엉End한 동작을 일으키게 하거나 ▲전화에 트럭의 잡음이 들어가게 하는 것을 비롯해, TV·라디오·오디오기기 등에 잡음을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강한 전자파에 노출될 경우 심하면 생식기관의 손상에 따른 불임·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으며 약한 전자파라도 장기간 쓰이면 각종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전자파장해를 집중 연구하는 환경전자공학이 뿌리를 내렸으며 국내에서도 지난 4월에 이어 최근 이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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