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모듈 1등 LG이노텍 "이젠 차량용 조명 사업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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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이노텍의 차량용 모듈 넥슬라이드 제품. 사진 LG이노텍

LG이노텍의 차량용 모듈 넥슬라이드 제품. 사진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1위 LG이노텍이 차량 조명 모듈 시장에 더 적극 뛰어든다. 연평균 47%씩 매출이 늘고 있는 자사의 차량용 입체조명 ‘넥슬라이드’를 앞세워 미래 모빌리티 트랜드에 맞는 조명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LG이노텍은 넥슬라이드’(Nexlide) 상용화 10주년을 맞아 글로벌 차량 조명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고 13일 밝혔다. 넥슬라이드는 얇은 기판에 여러 개의 광원(光源) 패키지를 붙여 만든 자동차용 조명 부품이다.

2014년 넥슬라이드-A를 시작으로 최근 양산을 시작한 넥슬라이드-M까지 총 9종이 출시됐다. 주간주행등·후미등·정지등·방향 전환등 등 차량의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넥슬라이드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매출 47%씩 늘며 빠르게 성장했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북미·유럽·일본·중국 등 9개 완성차 브랜드 88개 차종에 장착돼 세계 도로를 누비고 있다. 지난달 기준 누적 수주는 146건이다.

LG이노텍은 200여 건이 넘는 기술 특허를 획득하는 등 넥슬라이드 관련 독점 기술을 확보했다. 넥슬라이드는 조명 모듈에 탑재하는 부품 수가 기존 제품들보다 20% 적어, 두께가 더 얇다. 덕분에 공간 효율성이 높아져 차량 디자인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조명 밝기를 높였는데 소비 전력을 줄인 것도 장점이다.

LG이노텍은 다양한 문구와 애니메이션 효과를 낼 수 있는 픽셀 라이팅(작은 입체 조명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는 조명 디자인) 기술 개발을 내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차량 그릴에 조명을 장착해 운전자와 운전자, 운전자와 보행자 간 소통할 수 있다. 또 특정 색깔로 자율주행 차량의 주행 상태 등을 표시하는 기능도 가능하다. 중저가 전기차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으로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차세대 넥슬라이드도 내년에 개발을 마칠 예정이다.

LG이노텍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이 커지면서 차량 조명의 가치가 디자인·경제적 측면에서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회사는 광학솔루션 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83.9%(17조2899억원)를 벌었고, 전장 사업 매출(1조5675억원)은 7.6%에 그쳤다. 전장 사업에는 20여종이 넘는 부품이 있으며, 이중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15% 정도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회사의 조명 모듈 경쟁력이 인정 받고, 시장 성장성 또한 큰 만큼 이 분야를 조 단위 사업으로 키워 전체 전장사업 매출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리포트 인사이트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조명 시장은 2022년 219억 달러(약 29조원) 규모로, 오는 2030년까지 320억 8000만 달러(약 42조 45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유병국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부장(전무)은 “지난 10년간 넥슬라이드를 통해 독보적인 차량 조명 모듈 사업 역량을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했다”며 “앞으로도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선보이며 차량 조명 모듈을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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