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7일 '차르 대관식'…국방·외무 등 대대적 내각 개편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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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21세기 차르(러시아어로 황제)'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취임식이 7일(현지시간) 낮 12시 크렘린궁 대궁전에서 열린다. 지난 3월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고 기록인 87.28%의 득표율로 당선된 푸틴 대통령은 이날부터 임기 6년의 집권 5기 시대를 연다.

러시아 작곡가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 행진곡에 맞춰 푸틴 대통령이 입장하고, 이후 헌법에 오른손을 올려 취임 선서를 할 예정이다. AP통신은 취임 연설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메시지와 함께 대대적인 정부 개편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부 단속 더 강하게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 차에 접어들면서 러시아 내부는 불안정한 상황이다. 대선 승리 직후인 3월 22일에 모스크바 인근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145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가 발생하면서 푸틴은 내부 안보에 소홀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불안정한 국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내부 결집을 강조하고, 러시아인을 하나로 묶을 메시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지난 3월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지역의 한 묘지 모습.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러시아 군인들의 무덤에 러시아 국기와 조화가 줄지어 놓여있다. AP=연합뉴스

지난 3월 30일(현지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 지역의 한 묘지 모습.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망한 러시아 군인들의 무덤에 러시아 국기와 조화가 줄지어 놓여있다. AP=연합뉴스

대표적인 게 애국 교육 강화와 대가족 위상을 높이는 각종 정책 추진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에도 "대가족이 표준"이라며 "8명 이상의 자녀를 낳아야 하고, 출산은 여성의 숙명"이라는 메시지를 낸 바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병력 부족으로 여성 죄수 사면까지 나서며 여군 모집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대가족 가치를 강조하는 게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현안도 푸틴 집권 5기의 숙제다. 미국 등 서방이 경제 제재 수위를 높이면서 국민은 고물가와 고금리, 환율 불안 등에 시달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6일 “미국이 각국 은행 등을 옥죄면서 튀르키예, 중국 등과 러시아 간 무역량이 올해 1분기 급감했다”며 “푸틴의 전쟁 무기 조달에 타격을 주는 등 대(對) 러시아 무역·금융 제재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튀르키예 통계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동차, 각종 설비 기기 등 튀르키예에서 러시아로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21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 5월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취임식 후 군사 퍼레이드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2018년 5월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취임식 후 군사 퍼레이드를 살펴보고 있다. AP=연합뉴스

국방·외무 장관 교체하나

대대적인 정부 개편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법에 따르면 대통령 취임일에 내각은 사임하고, 대통령이 추천한 국무총리와 각 부 장관의 임명을 하원과 상원이 승인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진두지휘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유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달 말 그의 측근인 국방차관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되면서 쇼이구 장관이 새 정부에 합류하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교체된다면 알렉세이 듀민 툴라 주지사가 차기 국방장관 후보 물망에 오른다. 푸틴의 경호부대를 지휘하고, 군 정보국 실무책임자로 일하다 2016년 주지사로 임명된 듀민은 푸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할 때 전체 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러시아 매체 RTVI도 "듀민 주지사가 안보 관련 직책으로 새 내각에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2004년부터 20년째 러시아 외교 수장을 맡고 있는 최장수 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RTVI는 "라브로프 장관이 11월 미국 대선 이후 사임할 가능성이 있고, '아시아 전문가'가 외무장관에 오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지난 2월 중립국 스웨덴까지 품으며 러시아를 포위하고 동진하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북한과 군사 협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한국과 관계를 파국으로 치닫지 않게 하기 위한 외교 전략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멈추지 않는 야망 VS 하룻밤 새 자멸

푸틴 정권 지속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전 세계 패권 장악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 후 추가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스테판 월트 하버드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포린폴리시에 "우크라이나에서 큰 성공을 거둔 후 다른 곳을 새로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1인 종신 집권 체제의 취약점이 자멸로 이끌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막심 사모루코프 카네기 러시아 유라시아센터 연구원은 포린폴리시 논평에서 "러시아 정치 엘리트들은 푸틴의 명령을 이행하는데 더 충실해졌다"며 "이제 크렘린궁은 그 어느 때보다 기본적인 통제도 없이 개인적이고 자의적인 방식으로 결정을 내릴 것이고, 30년 전 소련이 그랬던 것처럼 하룻밤 사이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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