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입성한 신태용호, 높이와 수비 보강으로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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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복병 기니를 상대로 파리올림픽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인도네시아의 한국인 사령탑 신태용 감독. AFP=연합뉴스

아프리카의 복병 기니를 상대로 파리올림픽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인도네시아의 한국인 사령탑 신태용 감독. AFP=연합뉴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프랑스 파리를 ‘기적의 장소’로 만들기 위해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했다.

신태용호는 5일 밤(한국시간) 선수단을 이끌고 파리올림픽 남자축구 대륙간 플레이오프 개최지인 프랑스 파리에 도착했다. 인도네시아는 아프리카 예선을 4위로 마친 기니와 파리에서 맞대결을 벌여 올림픽 출전권을 다툰다. 승리하는 팀은 개최국 프랑스를 비롯해 미국과 뉴질랜드가 자리잡은 A조에서 경쟁한다.

인도네시아는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4위에 오르며 대륙간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를 통틀어 올림픽 본선 출전 티켓이 걸린 아시아 최종예선 무대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인데, 8강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대한민국을 승부차기로 꺾고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인도네시아는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에 도전 중이던 거함 대한민국을 무너뜨려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뉴시스

인도네시아는 파리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8강전에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에 도전 중이던 거함 대한민국을 무너뜨려 최대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뉴시스

이어진 4강전과 3·4위전에서 잇달아 패해 본선 직행에는 실패했지만, 기회는 남아 있다. 기니와의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면 지난 1956년 멜버른올림픽 이후 68년 만에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인도네시아 축구의 역사를 새로 쓸 절호의 기회다.

신태용 감독은 3·4위전까지 총 6경기를 치르며 체력이 바닥난 주축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파리로 건너가기 직전까지 선수단 전체를 푹 쉬게 했다. 이후 파리 입성과 함께 집중 훈련으로 실전 감각을 되찾도록 이끌 예정이다.

지난해 U-23 아프리칸네이션스컵에서 4강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킨 기니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6위로 인도네시아(134위)에 비해 58계단이나 높다. 아프리카 축구 특유의 탁월한 신체 능력을 앞세워 상대를 괴롭힌다.

신태용호는 A대표팀 핵심 수비수인 1m94cm 장신 수비수 엘칸 바곳을 긴급 수혈해 기니의 유연성과 높이에 대항한다는 전략이다. AP=연합뉴스

신태용호는 A대표팀 핵심 수비수인 1m94cm 장신 수비수 엘칸 바곳을 긴급 수혈해 기니의 유연성과 높이에 대항한다는 전략이다. AP=연합뉴스

체격조건이 상대적으로 우세한 기니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신 감독이 야심차게 준비한 카드는 ‘높이’와 ‘수비’ 보강이다. 이를 위해 입스위치 타운(잉글랜드) 소속의 1m94㎝ 장신 수비수 엘칸 바곳을 긴급 수혈해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소속팀과 협상 중이다. 바곳은 태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성장한 다문화 선수다. 국가대표팀을 고를 때 어머니의 나라 인도네시아를 선택했다. 2m에 가까운 장신 수비수 바곳이 수비진에 참여한다면 키가 크고 탄력이 좋은 기니 공격수들에 대처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바곳이 최종적으로 신태용호에 합류하면 앞서 대표팀에 합류한 네덜란드 출신 4총사(라파엘 스트라이크, 이바르 제너, 저스틴 후브너, 나탄 추아온)와 공조해 높이와 수비력을 한꺼번에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신 감독은 파리 입성에 앞서 “우리에게 주어진 올림픽 티켓은 0.5장”이라면서 “이 티켓을 온전한 한 장짜리로 만들 수 있게 최선을 다 하겠다. 파리올림픽에 아시아 출신 4개 팀이 참여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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