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충전 인력 해고, 사업 축소…머스크發 전기차 쇼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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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전기차 '수퍼차저(SuperCharge, 급속충전)'. AP=연합뉴스

테슬라의 전기차 '수퍼차저(SuperCharge, 급속충전)'.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망 담당 인력을 대부분 해고한데 이어 충전소 확장 속도를 늦추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비용절감에 강한 의지를 보인 머스크는 테슬라 제조공정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기가프레스(차체 통째로 찍기)'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전기차 업계에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정책 추진 동력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머스크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테슬라는 여전히 수퍼차저(급속충전소)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다만 (추가 설치는) 더 완만한 속도로 추진하면서 기존 충전소의 활용과 확장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충전소 관련 인력을 대량 해고한 이후 나왔다. 그는 지난달 30일 수퍼차저 인프라 담당 책임자인 레베카 티누치와 그와 함께 일해온 500명 가량의 팀원을 해고했다. 해고자 일부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30일 아침 출근했는데 갑자기 내부 시스템에 접속할 수 없었다"며 "이후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테슬라는 여전히 수퍼차저(급속충전소)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다만 새 위치에 (추가 설치하는 건에) 대해서는 더 완만한 속도로 추진하고, 기존 충전소의 100% 활용과 확장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일론 머스크 X(옛 트위터)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X(옛 트위터)에 '테슬라는 여전히 수퍼차저(급속충전소)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라며 "다만 새 위치에 (추가 설치하는 건에) 대해서는 더 완만한 속도로 추진하고, 기존 충전소의 100% 활용과 확장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일론 머스크 X(옛 트위터) 캡처

머스크발(發) 대량 해고와 관련 사업 축소로 전기차 업계의 타격도 불가피하게 됐다.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방식은 미국에서 표준으로 통한다. 지난해 북미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대다수 업체가 테슬라의 충전기 연결 방식인 'NACS'를 채택하고 테슬라 충전소 '수퍼차저'를 함께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GM(제너럴모터스) 등 다른 자동차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잠재적으로 손상 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전환 정책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바이든 정부는 전기차 확대를 위해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만들어 보조금을 지급하고, 'NEVI(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특별법)' 프로그램에도 75억 달러(10조 4100억원)를 배정해 업계를 지원해 왔다.

비용 절감이 관건 

머스크의 이 같은 결정은 전기차 판매 감소, 중국 BYD(비야디)의 저가 전기차 공세 등의 영향으로 비용을 줄여야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경쟁 업체와 차별화되는 요소가 없는 충전망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어렵다는 판단에 사업을 축소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BMW, GM,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텔란티스 등 6개 업체와 손잡고 북미 지역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자체 충전망을 구축하고 있다. 이처럼 경쟁 업체들이 관련 사업에 손 대고 있는 상황에서 차라리 테슬라의 충전 인프라를 외부에 매각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1년 5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의 루즈 전기차 생산 공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1년 5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에 있는 포드의 루즈 전기차 생산 공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비용 절감 고삐를 죄기 위해 머스크 CEO는 테슬라 전기차 제조 공정의 핵심이라 일컫는 '기가 프레스' 공정도 잠정 중단키로 했다. 테슬라 기가프레스는 이탈리아 이드라(IDRA)와 공동 개발한 것으로, 6000t급에 달하는 대형 장비를 이용해 차체를 통째로 찍어낸다. 제조 시간을 대폭 줄여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장점이 있지만, 설비를 갖추고 운영하는 데엔 막대한 투자와 비용이 든다.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연구소장 출신인 제임스 워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가 기가프레스 공법에 별다른 관심이 없고, 매출에 직접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기가프레스 완전 구현 계획이 취소된 건 지난해 가을께"라며 "테슬라는 이 제조 공법을 100% 적용해 저가형 차량 모델2를 출시한다는 계획도 올 2월 취소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대신 차량 전면과 후면, 중간 배터리 수납 부분 세 개로 나눠 생산한 뒤 나중에 이어 붙이는 방식을 채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지난 2022년 3월 22일(현지시간) 독일 그루엔하이데 신규 기가팩토리 개장식에서 테슬라 모델 Y 자동차가 출고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22년 3월 22일(현지시간) 독일 그루엔하이데 신규 기가팩토리 개장식에서 테슬라 모델 Y 자동차가 출고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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