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 내세우며 출범한 새 의협회장…전공의 대표는 "협의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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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의협 신임 회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의사윤리강령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현택 의협 신임 회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의사협회 제76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의사윤리강령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현택 신임 회장이 이끄는 대한의사협회(의협) 42대 집행부가 1일 출범하면서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 회장은 임기 첫날인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과 환자들이 너무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얽힌 매듭을 잘 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회장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와 의사들 간 일대일 대화를 위해 전공의·의대생 단체를 포함한 ‘범의료계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공의들은 의협과 다른 입장을 밝히고 있어서 의협 신임 집행부가 ‘풀어야 할 매듭’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의료계의 대표적인 강경파로 꼽히는 임 회장은 당선 이후 의대 정원을 오히려 “500~1000명 줄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정부와 대화를 시작하는 조건으로 대통령의 사과와 복지부 장·차관 파면 등을 내걸었다. 정부가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백지화하지 않으면 “의료계는 어떤 협상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임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건 범의료계 협의체는 의협을 중심으로 대한의학회, 의대 교수 및 전공의·의대생 단체 등 의료계 단체들이 포함된 협의체를 꾸려 정부와 의사들 간 1대1 대화를 성사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임 회장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과 대한의학회는 의협의 정식 산하단체이며, 나머지 교수단체 등도 의대 교수님들이 모두 의협 회원”이라며 “때문에 정부-협의체 대화도 넓게 보면 정부-의협 간 일대일 대화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협 등과 이런 협의체 구성에 대해 어느 정도 동의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교감을 갖고 있다. 여태 같은 목표 하에 같은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에 따로 얘기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연준흠 의협 부회장은 통화에서 “정부가 마치 의협이 대화를 거부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지만, 그게 아니라 우리도 대화할 준비가 됐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협의체 구성 취지를 설명했다. 연 부회장은 “이제 의료계가 단일대오, 원팀을 꾸리니 정부가 진정 대화 의지가 있다면 여기로 공식적으로 연락해주길 바란다”라고도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대화의 문은 계속 열려있다”고 말해 외형상 의정 간의 대화 가능성은 커진 셈이다.

전공의 대표 “임현택 회장 독단 행동 우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열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긴급 심포지엄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뉴시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제일제당홀에서 '대한민국 의료가 나아가야 할 길'을 주제로 열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긴급 심포지엄에서 발표를 듣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의료 공백의 핵심 당사자 격인 전공의들의 대화 참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내부 공지를 통해 “대전협은 임 회장과 범의료계 협의체 구성에 대해 협의한 바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대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노정훈 비상대책위원장과도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지만, 의대협 역시 임 회장과 해당 사안을 논의한 바 없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저는 임 회장의 독단적인 행동을 심히 우려하고 있다”며 “전공의들은 지금까지 주체적으로 행동해왔고 앞으로도 자율적으로 의사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대생들과도 함께 고민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의견을 전적으로 존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대 증원을 ‘원점 재검토’ 해야 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에 더해 내부 이견까지 생기면서 의정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임 회장은 원점 재검토가 아닌 단일한 증원 숫자를 제시할 가능성에 대한 중앙일보의 질문에도 “전혀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 추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지난 2월 ‘전공의법’ 개정을 통해 총 수련시간은 주 80시간, 연속 근무시간은 36시간 범위 내에서 정할 수 있게 했는데, 개정 법률 시행(2026년 2월) 전 시범사업을 통해 연속 근무시간을 24~30시간으로 자율적으로 단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또 응급환자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교수인 의사들의 겸직 허가 방안도 논의했다. 한 총리는 “119구급상황센터와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근무하고자 하는 (대학교수) 의사들의 겸직 허가가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이나 병원과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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