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데’마저 그립다, 롯데의 잔인한 4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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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롯데는 부푼 희망을 안고 올 시즌을 출발했지만 4월 레이스에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 2-9로 패한 뒤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롯데 선수들. [뉴스1]

롯데는 부푼 희망을 안고 올 시즌을 출발했지만 4월 레이스에서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지난 18일 잠실 LG전에서 2-9로 패한 뒤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롯데 선수들. [뉴스1]

“이제 체념했다고 할까요. 성적 보고 응원하지 않아요. 좋든 싫든 소리라도 지르려고 오는 거죠.”

30일 부산 사직구장을 찾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열성 팬의 목소리다. 부푼 기대감을 안고 올 시즌을 맞이했는데 결과는 실망스럽다. 대부분의 팬이 “지난해보다는 낫겠지”라는 희망을 품었지만, 4월이 지나도록 반등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해마다 봄에는 잘한다고 해서 ‘봄데’라고 불렸지만, 올해에는 이런 기색도 없다. 부산 팬들의 한숨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롯데는 최근 수년간 성적 부진으로 신음했다. 3위를 기록했던 2017년 이후 계속 하위권을 전전했다. 지난해까지 6년간 단 한 차례도 5할 승률을 넘기지 못하고 가을야구를 TV로 지켜봐야 했다. 그 사이 대표이사와 단장 그리고 현장을 지휘하는 감독이 수차례 교체됐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는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던 ‘우승 청부사’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다. 팬들은 상위권 도약의 부푼 꿈을 꿨다. 스토브리그 기간 눈에 띄는 선수 보강은 없었지만, 김태형 감독의 지휘 아래 5강을 노려볼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롯데는 30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7-9로 졌다. 선발투수 이인복이 4이닝 5피안타 5실점 난조를 보였고, 타선은 침묵했다. 최근 4연패. 30일 현재 8승 1무 21패(승률 0.276)로 꼴찌다. 10개 구단 가운데 아직 10승을 채우지 못한 팀은 롯데뿐이다.

가장 큰 원인은 타격 부진이다. 특히 지난해 FA로 영입한 포수 유강남과 유격수 노진혁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친다. 더구나 공격 첨병을 맡았던 외야수 황성빈은 허벅지 통증으로 지난 29일 2군으로 내려갔다. 각각의 톱니바퀴가 이렇게 삐걱거리니 좀처럼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키움전이 열린 이날 사직구장에서 만난 롯데 팬들의 목소리는 실망을 넘어 분노에 가까웠다. 17년째 롯데를 응원하고 있다는 오진영(37)씨는 “그래도 과거에는 ‘봄데’라는 믿음이나마 있었지만, 올 시즌에는 순위 싸움에서 일찌감치 밀려났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가족과 함께 방문한 이호진(55)씨는 “이제는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그저 야구장에서 소리라도 마음껏 지르려고 오는 날이 많다”고 푸념했다. 그래도 이날 사직구장에는 평일인데도 1만3376명의 팬이 발걸음을 했다. 사직구장을 찾은 또다른 롯데 팬은 “지난해 LG가 통합우승을 차지했고, 올 시즌에는 KIA가 1등을 달리고 있지 않나. 이제 롯데만 잘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전 SSG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KBO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한 류현진. [뉴시스]

대전 SSG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KBO리그 통산 100승을 달성한 류현진. [뉴시스]

◆한화 류현진, KBO통산 100승 기록=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30일 대전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7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하면서 역대 33번째로 KBO리그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지난 시즌 홈런왕 노시환이 0-1로 뒤진 3회 역전 만루홈런을 터트려 확실한 지원사격을 했다. 2006년 한화에서 데뷔한 류현진은 2012년까지 98승(52패)을 거두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올해 한화로 돌아와 7경기 만에 2승째를 추가하면서 값진 이정표를 세웠다. 한화 소속 투수로는 송진우(1997년)·정민철(1999년)·이상군, 한용덕(이상 2000년)에 이어 역대 5번째다. 류현진은 또 197경기 만에 100승을 거둬 김시진(186경기)·선동열(192경기)에 이어 역대 최소 경기 100승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한화는 8-2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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