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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곡차곡 쌓인 하얀 가운…원광대병원 교수 110명 단체 사직서 제출

중앙일보

입력

29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 대강당에서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직서 전달을 마치고 가운을 반납하고 있다. 뉴스1

29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 대강당에서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직서 전달을 마치고 가운을 반납하고 있다. 뉴스1

의대 교수들의 주 1회 휴진과 사직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북 원광대 의대 및 원광대병원 교수들 110여명이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8시30분쯤 병원 대강당에 모여 원광대 의대 학장에게 사직서를 다시 제출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지난달 25일부터 교수 155명 중 110여명이 병원에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아직 결재되지 않아 사직서를 대학에 재차 제출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직서는 의대학장 등을 거쳐 총장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29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 대강당에서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직서 전달을 마치고 가운을 반납하고 있다. 뉴스1

29일 전북 익산시 원광대병원 대강당에서 원광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사직서 전달을 마치고 가운을 반납하고 있다. 뉴스1

교수들은 사직서를 제출한 뒤 단체로 입고 있던 가운을 벗어 한 곳에 모아두고 차례로 강당을 빠져나갔다.

교수들은 “대학 본부는 의대 증원 과정에 있어서 의대 교수들에게 어떠한 의견도 청취하지 않았다”며 “(정부와 대학 본부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사직서 제출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수들이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지났기 때문에 언제든지 병원을 떠날 수 있다”며 “다만 환자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존 환자 진료 등 의사의 책무를 다한 뒤 병원과 대학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중단하기로 한 데 대해서도 “자체 설문조사 결과 교수들의 70% 가량이 주 72시간 근무한다고 답했다”며 “이미 체력적인 한계를 넘어선 상태의 교수들이 이전과 같은 근무를 이어가면 환자에게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런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월~목요일에 집중해 진료한 뒤 주 1회 휴진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학교와 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이미 대학교수라는 자리에 마음이 떠난 교수들이 상당수 있다”며 “의대 증원을 다시 논의하지 않는다면 더 많은 교수가 떠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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