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쓰레기로 버섯 키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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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음식물 쓰레기로 버섯을 키우는 기술이 개발됐다.

대전 동구는 4일 "대덕밸리 벤처기업인 ㈜이엔이티와 함께 30억원을 들여 내년 6월까지 구도동 7천8백㎡의 부지에 건물 연면적 2천6백㎡ 규모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공장"을 건립키로 했다고 밝혔다.

내년 하반기 가동할 이 공장에서는 동구에서 배출되는 음식물쓰레기(하루 평균 60t)의 16.7%인 10t 정도를 처리, 느타리버섯 1.8t과 바이오 사료 4.5t, 유기질 퇴비 5.7t을 생산하게 된다.

표고.양송이와 함께 국내 3대 버섯 중 한가지인 느타리버섯은 일반적으로 농가에서 참나무 톱밥을 원료로 병에 재배하나 염분이 있는 곳에서는 자라지 못한다. 그러나 이 업체는 평균 염분농도가 2%에 이르는 음식쓰레기에서도 잘 자라는 내염성 종균(耐鹽性 種菌)을 개발하는 데 성공, 특허를 받았다.

구청과 업체 측은 대량 생산으로 버섯 가격이 급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앞으로 생산하는 느타리버섯은 모두 스낵과자로 만들어 일본.캐나다 등에 수출할 방침이다.

구청 관계자는 "음식쓰레기로 키운 버섯의 안전성 시험 결과 인체에 전혀 해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버섯 생산 등으로 얻는 순수익이 연간 5억원에 달할 전망이며,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공장 규모를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은 가정과 음식점에서 나오는 음식쓰레기의 30% 가량만을 동물사료나 퇴비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처리하고, 나머지를 일반 쓰레기와 함께 매립하고 있으나 폐기물관리법상 2005년부터 음식쓰레기를 매립할 수 없도록 돼 있어 고민에 빠져 있는 상태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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