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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주 프로젝트 주역도 있다…'한국판 나사' 어벤저스 3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국판 ‘NASA’(미국항공우주국·나사)로 불리는 우주항공청(이하 우주청)을 이끌 초대 청장으로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우주청 차장에는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을, 우주항공임무 본부장에는 존 리(John Lee) 전 NASA 본부장을 기용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4일 오후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다음 달 27일 공식 출범하는 우주청 고위직 3명의 인선을 발표했다. 지난 1월 9일 근거 법률인 ‘우주항공청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첫 인선이다.

세 명 모두 우주항공 분야에서도 각각의 장점을 지닌 전문가들이다. 연구 정책 수립(노경원)-우주 핵심기술 개발(윤영빈)-우주산업 활용(존 리) 등의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인선에 대해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주요 직위에 내정한 만큼 우주청이 성공적으로 출범해 우리나라 우주항공 산업을 잘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우주항공청 초대 청장에 내정된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왼쪽부터), 우주항공청 1급 우주항공임무본부장에 내정된 존 리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위 임원, 우주항공청 차장에 내정된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참석해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소개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우주항공청 초대 청장에 내정된 윤영빈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왼쪽부터), 우주항공청 1급 우주항공임무본부장에 내정된 존 리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고위 임원, 우주항공청 차장에 내정된 노경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인사브리핑에 참석해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소개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윤 청장은 로켓 추진체 분야의 대표 연구자다. 차세대 로켓추진연구센터를 이끌면서 나로호 한국형 발사체 개발, 달 탐사 1단계 사업 등에 참여해 왔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을 방문한 윤 청장은 “우주항공청 설립은 우주 항공인들의 숙원 사업이었다”며 “단순한 정부 조직 신설이 아닌 대한민국 미래를 열어가고자 하는 이번 정부의 담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미·소 간 우주 경쟁에서 뒤처진 미국이 1958년 NASA를 발족해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 우주 강대국으로 부상한 것처럼, 우리도 우주청 설립과 더불어 우주 개발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노 차장은 연구개발 관련 정책 전문가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8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기획국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프트웨어정책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지원단장 등을 역임했다. 성 실장은 노 차장에 대해 “기술에 대한 이해도와 행정 전문성 모두 갖춘 최고 전문가”라며 “연구개발정책실장을 우주항공청 차장으로 내정한 것은 우주청이 조기에 안정적으로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존 리 본부장은 우주 분야 전문가다. 미국 이민 1.5세대로, 1992년부터 NASA에서 근무를 시작해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위성 통합관리본부장, 수석 어드바이저로 근무하며 미국 우주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성 실장은 “NASA와 백악관에서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경험, 국제적 고위급 네트워크로 프로젝트 중심인 임무 본부를 이끌어갈 최고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정부 직급으로 1급(차관보)인 존 리 본부장의 연봉은 차관급인 윤 청장(1억4000만원대)보다 1억 이상 많은 2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윤 대통령을 제외하면 공무원 중 가장 많다. 차관급은 정무직 공무원으로 기존 공무원 연봉 체계를 따라야 하지만, 우주청 내 1급부터는 특별법이 적용돼 연봉 상한선이 없다. 인재 영입을 위한 '허들 없애기' 차원에서 청장을 제외하면 외국인도 고용할 수 있는데, 존 리 본부장이 그 사례다. 주식 백지 신탁 의무도 제외된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 전문가와 해외파 인재를 영입하는 데 걸림돌이었던 제약을 없애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3월 2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의료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지난 3월 2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청사에서 의료 현안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우주청은 임무 조직과 기관운영 조직으로 나뉜다. 존 리 본부장이 이끄는 임무 조직은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하며 정책·연구개발(R&D)·비즈니스·국제협력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R&D 분야는 발사체·인공위성·우주과학탐사·첨단항공 부문 별로 임무를 발굴한다. 노 차장이 관장하는 기관 운영 조직은 인사·감사·홍보·기획조정·운영지원 등 행정 지원 업무를 수행한다. 우주청의 전체 조직은 300명 이내 인력으로 구성하되, 점차 늘려나가기로 했다. 올해 예산은 7200억원이 편성됐다.

우주청은 "우주 개발을 주도할 국가 컨트롤타워를 설립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추진됐다. 윤 대통령은 2022년 11월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에 우리 힘으로 화성에 착륙할 것”이라는 비전을 골자로 하는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직접 발표했다. 이 로드맵에는 ▶향후 5년 안에 달을 향해 날아갈 수 있는 독자 발사체 엔진을 개발하고 ▶2032년 달에 착륙해 자원 채굴을 시작하겠다는 등의 정책 방향이 담겨있다. 정부 관계자는 “우주 개발에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소요되지만, 첨단 기술 확보와 국내 경제적 측면에서도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며 “국가 안보 및 국제적 협력의 관점에서도 간과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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