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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독선적"…14억 '박정희 동상' 밀어붙이자 시의회 반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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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 박정희 동상. 백경서 기자

경북 구미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인근 박정희 동상. 백경서 기자

박정희 동상 건립을 두고 대구시와 대구시의회가 대립하고 있다.

23일 대구시와 대구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열린 대구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시의원들은 박정희 동상 건립 예산안(14억5000만원)과 관련 조례안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육정미 의원(비례)은 시정 질문을 통해 “기념사업은 공론화를 통해 여러 의견을 들어본 후 공감과 지지를 얻는 것이 순서”라며 “이런 절차가 빠진 것은 홍준표 대구시장의 ‘독선적’ 행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육 의원은 이어 “홍 시장은 취임 이후 비상재정 체제를 선언하며 수많은 사업비를 삭감했고, 시 산하 기관은 반 토막 난 예산으로 사업을 꾸려가고 있다”며 “그런데 동상 건립비를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한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이동욱 의원도 “박정희 기념사업 관련해 찬반을 떠나서 (대구시가) 의회를 무시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며 “이번 동상 관련 조례가 단 세 줄이다. A4용지 반장인데 지방의원 10여 년을 하면서 이런 조례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박정희 기념사업 당당하게 추진”

홍준표 대구시장이 22일 오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제308회 임시회에 참석해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 관련 추가경정예산안 제출에 따른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1

홍준표 대구시장이 22일 오전 대구시의회에서 열린 제308회 임시회에 참석해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 관련 추가경정예산안 제출에 따른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중국에 출장 간 홍 시장을 대신해 시정질문 답변에 나선 김선조 행정부시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좋은 평가와 다른 평가를 하는 분이 있지만 5000년 가난을 끊어내신 분이기 때문에 14억5000만원이 재정에 압박을 주느냐 아니냐 하는 것은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김 부시장은 “대구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회가 가장 큰 공론의 장이다”고 답변했다.

대구시는 동대구역 광장과 남구 대명동 대구도서관 등 2곳에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홍 시장은 “취임 때부터 줄곧 박정희 동상 건립을 생각해왔다”며 “광주에 가보면 광주 저항 정신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 기념사업이 참으로 많다. 박정희 기념사업은 산업화의 상징 도시인 대구가 당당하게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는 이달 중으로 ‘대구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전문가로 구성된 동상건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올해 안에 제반 절차를 완료할 방침이다.

지난 22일 대구시의회 앞에서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 범시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위한 기념사업 조례안 부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22일 대구시의회 앞에서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 범시민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위한 기념사업 조례안 부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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