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워홈 또 경영권 갈등…막내 편들던 장녀, 오빠 손 들어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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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성(왼쪽)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지은 아워홈 현 부회장. 연합뉴스

구본성(왼쪽) 아워홈 전 부회장과 구지은 아워홈 현 부회장. 연합뉴스

남매 간 갈등을 겪었던 아워홈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고(故)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네 자녀 중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장녀 구미현씨가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다. 장녀 구씨는 3년 전엔 막내 여동생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손을 들어주며 구 전 부회장 해임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마곡동 아워홈 본사에서 구지은 부회장과 나머지 주주들의 대리인, 주요 임원 등이 참석한 채 비공개로 열린 주주총회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지은 현 부회장이 충돌했다.

현재 아워홈 지분은 98% 이상을 네 남매가 보유 중이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이 20.67%, 장녀인 구미현씨가 19.28%, 차녀인 구명진씨가 19.6%를 갖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보복 운전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후 2021년 6월 대표이사에서 해임됐지만 이후에도 여동생 구 부회장과 소송전을 벌이며 갈등해왔다.

재계에 따르면 이번 주주총회에서 그간 경영에 참여하지 않던 장녀 미현씨와 미현씨의 남편 이모씨가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미현씨가 제안했고 표결에 따라 통과됐다. 오는 6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구지은 부회장 측은 구 부회장과 명진씨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올렸지만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 측의 반대로 부결됐다.

구 전 부회장 측은 이번 주총에서 배당 한도를 회사의 제안(60억원, 배당률 52.6%)보다 많은 200억원으로 높이는 안건, 구 전 부회장의 아들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제안했지만 모두 부결됐다. 배당 한도 관련해서는 구 부회장과 회사 측이 “임원들이 성과급도 못 받는 상황에서 주주 배당을 높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은 자신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 관련 감사를 진행했던 현 감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에도 반대했지만 해당 안건은 최종 가결됐다. 감사 보수 한도에 대한 안은 부결됐다.

이번 주총으로 아워홈 자녀들의 경영권 분쟁은 세 자매와 장남 간 대결에서, 장남·장녀인 구본성·미현씨와 차녀·삼녀인 명진·지은씨의 대결로 바뀌게 됐다. 장녀 미현씨는 2017년 전문경영인 선임과 관련해 구 전 부회장 손을 잡았고, 2021년에는 구지은 부회장을 지지하며 구본성 전 부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안을 결의했다. 당시 구 전 부회장을 제외한 세 자매가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과 관련해 구지은 부회장 측은 모든 주총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세 자매가 공동 행사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지만, 미현씨는 지분 매각과 관련한 합의라고 주장하는 등 입장 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워홈은 향후 주총을 다시 열 것으로 보인다. 자본금 10억 이상의 기업은 사내이사가 최소 3인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날 주총에선 미현씨와 미현씨 남편 등 사내이사를 두 명밖에 확정하지 못했다.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도 통과되지 못했다. 재계에 따르면 다시 주주총회를 열고 부결된 건에 대해 논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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