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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도약! 강원특별자치도]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지역…‘저출산 위기 극복’ 발 벗고 나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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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군

국내 첫 대학생 무상교육에 이어
초등생 위한 종일 돌봄 시설 개관
청년·신혼부부 주거비 부담도 낮춰

화천군이 교육지원·책임돌봄·주거패키지 등을 통해 저출산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화천커뮤니티센터 개관식에서 최문순 군수(왼쪽)가 어린이와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 화천군]

화천군이 교육지원·책임돌봄·주거패키지 등을 통해 저출산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화천커뮤니티센터 개관식에서 최문순 군수(왼쪽)가 어린이와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 [사진 화천군]

2024년 현재, 대한민국의 최대 화두이자 당면 과제는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다. 인구 2만3000여 명에 불과한 초미니 지자체 화천군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는 다른 지자체와 결이 다르다. 화천군은 대규모 토목 건설공사나 개발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아이 기르기 가장 좋은 지역 만들기’에 초점을 맞추고, 10여 년 전부터 장기 로드맵을 세워 착실히 이행해 오고 있다. 당장 1~2년 안에 성과를 내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다.

교육·주거문제 해결해 ‘살고 싶은 지역’으로

전국 최초 지자체 주도 초등 종일 돌봄시설인 화천커뮤니티센터의 원어민 담임 외국어 교육.

전국 최초 지자체 주도 초등 종일 돌봄시설인 화천커뮤니티센터의 원어민 담임 외국어 교육.

화천군은 화천군 인재육성재단을 통해 국내 최초로 지역 대학생 전원 실질적 무상교육을 실시한 지자체로 꼽힌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지자체가 주도하는 초등 종일 돌봄시설을 지난 2월 개관했다. 자녀 교육비와 사교육 문제를 지자체가 나서 해결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맞벌이 부부의 보육문제 해결을 통해 출산율을 높이고, 머물러 살고 싶은 지역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화천군의 초등 종일돌봄 시설의 명칭은 ‘화천커뮤니티센터’다. 단순한 보육을 넘어 학부모·지자체·공교육기관이 더 나은 아이들의 성장 환경 조성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이름에 담았다.

화천초교와 인접한 화천커뮤니티센터에는 총 216억원가량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연면적 5135㎡ 규모의 화천커뮤니티센터는 ▶지하 1층에 공연장 ▶1층에 실내 놀이터, 파티룸 ▶2층에 돌봄시설, 실내체육관, 창의교육실 ▶3층에 돌봄시설, 장난감 대여소, 유아 놀이실 ▶4층에 글로벌 교육실, 진로진학 상담실, 스터디 카페 등을 갖췄다.

화천커뮤니티센터에선 3월부터 본격적으로 초등 1~2학년 80명을 대상으로 온종일 돌봄 서비스가 시작됐다. 시설 운영에는 공무원과 센터장, 돌봄교사 등이 배치된다. 학기 중엔 평일 하교 후부터 오후 7시, 방학 중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돌봄 서비스가 제공된다.

돌봄 시간엔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영어·독서·문해력증진 교육과 함께 창의력 확대를 위한 다양한 특별활동이 전문 강사진에 의해 진행된다. 특히 학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인 외국어 교육을 위해 각 돌봄 반마다 내국인 담임과 원어민 담임을 각각 1명씩 배치하는 시스템이 도입됐다.

학생들의 안전한 이동을 돕기 위해 화천군이 운영하는 화천 스마트 안심셔틀도 활용된다.

화천커뮤니티센터는 초등 온종일 돌봄시설이지만, 지역 초·중·고교생 모두에게 개방되는 시설이기도 하다. 초등 3~6학년의 방과 후 공교육 커리큘럼이 이곳에서 진행되며, 중·고교생을 위한 진로·진학 상담 프로그램도 열린다. 화천군이 자랑하는 영어 아카데미도 화천커뮤니티센터에서 진행 중이다. 나아가 화천군은 사내면 지역의 종일돌봄 허브 역할을 할 사내커뮤니티센터 건립 예산까지 지난해 정부 공모사업을 통해  확보한 상태다.

출산율 높이는 근본적 방법은 ‘주택보급’

화천군의 시선은 이제 출산율을 높이고 인구를 늘릴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인 지점으로 향한다. 그리고 그 시선의 끝에는 화천에서 터를 잡고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인 주택보급 사업이 자리하고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가 거주할 집이 있어야 출산율이 늘고, 학령기 아동도 증가해 화천커뮤니티센터와 같은 보육시설도 쓸모가 생긴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구체적으로 화천군은 통합공공임대주택, 마을정비형 공공임대주택, 산천어 행복타운, 고령자 복지주택, 스마트 복합쉼터 등 공공주택 337호, 민간주택 326호, 택지개발을 통한 주택 80호를 공급하고, 주택 구매 융자금 이자 일부 지원, 청년과 신혼부부 임대주택 주거비 대폭 지원에 나설 참이다. 국방부와도 긴밀히 협력해 군인 아파트 추가 건설도 추진한다.

무엇보다 화천군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비용 부담을 파격적으로 낮춰주는 제도적 지원을 준비 중이며, 관계 기관과의 협의도 이어가고 있다. 이를테면 임대주택의 보증금은 물론이고 월 임대료의 대부분을 군이 지원하고, 아이를 출산할 때마다 거주 기간을 크게 늘려주는 방식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맞벌이 부모가 자녀 돌봄 걱정 없이 마음껏 직장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출산율까지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향후 사내면 지역에도 이 같은 기능을 할 사내커뮤니티센터를 건립해 지자체와 교육계가 자녀 돌봄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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