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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주식시장 달구는 각국 기업개혁 열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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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순딥 비하니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순딥 비하니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

아시아 증시는 지난 10년간 글로벌 증시보다 뒤처졌다. 주요 원인은 주당순이익(EPS) 성장 부진, 지정학적 리스크 및 규제 강화로 인한 리스크 프리미엄 상승, 최근 중국 경기 부진이다. 그러나 현재 아시아 전역에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기업들이 주주 환원 정책을 확대하게 하고 저평가된 섹터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시아 태평양은 전 세계에서 개인 투자자의 주식 시장 참여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몇몇 아시아 정부들은 직접 투자 또는 공적 연금을 통해 대규모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상장 기업의 배당금 증가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

마켓 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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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시아에서 기업 개혁의 성공 사례로는 일본이 있다. 2023년 초 도쿄증권거래소는 상장 기업, 특히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하로 거래되는 기업에 개선 계획을 공개하도록 요청했다. 이와 같은 일본 금융 당국의 노력으로 닛케이지수는 34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를 지켜본 여러 아시아 국가들이 저마다 기업 개혁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한국 금융위원회는 올해 2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그동안 저평가된 공공 부문 사업과 국영 기업 부문에서 정부 지분 매각을 제한하는 등 기업가치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올해 시장가치 관리를 상장된 중앙 국유기업의 핵심 성과 지표이자 정책 우선순위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같은 아시아 정부들의 밸류업 노력은 기업의 배당 정책에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아시아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부채 비율이 낮으며 성장을 위한 추가 자본 투자 없이 더 높은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또한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금 수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이 높아지면 주가 변동성은 줄어들게 된다.

아시아 밸류업 정책의 대표적 수혜주는 세 그룹으로 구성됐다. 첫째, 국영기업이다. 국영기업은 배당금 지급 비율을 높이면 해당 국가의 현금 흐름에 대한 리스크가 어느 정도 줄어들게 된다. 둘째, ‘구경제’ 기업들이다. 이들은 복잡한 지분 구조 탓에 ‘지주사 할인’ 리스크가 적용되고 있다. 셋째, 부채 구조가 최적화되지 않은 저성장 기업이다. 이 세 그룹은 지난 몇 년 동안 저성장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감소했으며, 결과적으로 저평가됐다. 아시아에서 밸류업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됨에 따라 이 세 그룹에서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발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딥 비하니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