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괴뢰한국' 지도 앞에서 "모든 수단으로 적 필살"…'정신무장' 또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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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적이 만약 우리와의 군사적 대결을 선택한다면 우리는 적들을 우리 수중의 모든 수단을 주저 없이 동원하여 필살할 것"이라며 또다시 전쟁 위협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상으로 전쟁을 이길 수 있다"며 군 조직 내 정신 무장도 재차 강조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김정일군정대학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김정일군정대학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 뉴스1.

"사상으로 전쟁 이긴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전날 김정은은 최고위급 군 지휘관을 양성하는 '김정일 군정대학'을 현지 지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정은은 이날 "단순히 있을 수 있는 전쟁이 아니라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전쟁에 보다 확고하게,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어 "적의 수적, 군사기술적 우세를 사상과 전법의 우세로 타승하는 것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변할 수 없는 전승의 법칙"이라고 강조,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고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지난해 12월에도 김정은은 공군 부대를 찾아 "닭알에도 사상을 재우면 바위를 깬다. 아무리 적이 기술적 우세를 자랑해도 정치 사상적 우월성을 압도할 수 없다"며 '정신 무장'을 주문했다.

이날 북한 보도에 따르면 김정일 군정대학은 1973년 3월에 출범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정일 군정대학은 2020년 7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식별된 고급 군 지휘관 교육 기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김정일군정대학에서 남측 관련 지형도를 앞에 두고 설명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김정일군정대학에서 남측 관련 지형도를 앞에 두고 설명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지도·지형도 걸고 전쟁 위협 

김정은이 군의 최고위급 간부를 육성하기 위한 기관을 직접 찾은 건 전쟁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사상 통제의 고삐를 보다 죄려는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정대학은 정치와 군사를 아우르는 교육을 하는 곳"이라며 "전쟁을 이끄는 지휘관을 비롯해 내부적으로 감시감독을 담당하는 정치 간부까지 이른바 '전쟁 준비'의 모든 요소를 하나하나 직접 챙긴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북한군 내부에서도 세대 변화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젊은 군 장병들을 사상적으로 각성시키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 통신 보도에는 '괴뢰한국지역 주요 도로'라고 적힌 대형 남측 지도가 벽에 걸려 있었고, '서울 중심부'라고 쓰인 지형도 모형도 노출됐다. 남측을 상대로 당장이라도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지난해부터 커다란 남측 지도를 걸어놓고 지휘봉으로 짚어가며 위협하는 수법을 반복했다. 다만 한국의 총선 당일에 해당하는 이 날 김정은은 한국과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김정일군정대학에서 남측 관련 지형도를 앞에 두고 설명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김정일군정대학에서 남측 관련 지형도를 앞에 두고 설명하는 모습. 노동신문. 뉴스1.

황병서 '국방성 총고문' 소개 

이날 김정은의 현지 지도에는 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강순남 국방상, 이영길 인민군 총참모장, 황병서 국방성 총고문 등 군 간부들이 총출동했다.

특히 과거 군 총정치국장을 지내는 등 군부 실세였던 황병서는 7년여 만에 처음으로 '국방성 총고문'이라는 새 직책이 확인됐다. 황병서는 지난 2017년 10월 당 조직지도부의 검열로 해임됐다가 지난해 2월 인민군 창건 75주년(건군절) 기념 연회에서 북한군 계급상 원수 다음으로 높은 차수 계급장을 달고 나와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김정일군정대학을 찾은 모습. 노동신문.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김정일군정대학을 찾은 모습. 노동신문. 뉴스1.

한편 우려했던 총선 전 북한발 대형 도발은 없이 지나갔지만, 야당이 압승하면서 북한의 '남남 갈라치기' 시도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선 비방 수위를 높이면서도 일본과는 물밑으로 대화를 모색하고 미국과 관계 관리에 신경을 쓰는 북한의 이중적인 기조가 보다 선명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 탄핵·개헌 저지선(여당 100석)은 유지되는 등 정국 변화의 흐름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만큼 북한이 윤 정부에 대한 노골적 총공세보다는 오는 11월 미 대선 전까지 관망세를 유지하며 무력시위 등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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