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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방송 1위, 7만 콘서트 매진…‘현실 아이돌’ 밀어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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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플레이브는 음악방송 1위, 콘서트 매진 등 버추얼 그룹의 새 역사를 썼다. [사진 블래스트]

플레이브는 음악방송 1위, 콘서트 매진 등 버추얼 그룹의 새 역사를 썼다. [사진 블래스트]

버추얼 그룹 최초로 지상파 음악방송 1위에 오른 플레이브가 13~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첫 팬 콘서트 ‘헬로, 아스테룸’을 개최한다. 앞서 티켓 판매는 예매 오픈과 동시에 7만명 넘는 팬들이 동시 접속해 화제를 모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2분기에 ‘버추얼 가수’ 나이비스를 론칭한다. 나이비스는 SM의 4세대 걸그룹 에스파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가상 인간이다.

K팝과 첨단기술의 융합으로 탄생한 버추얼 아이돌이 메이저 음악 신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형 기획사들이 버추얼 아이돌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가수 미드낫을 통해 음성 AI 기술을 전면에 내세웠고, 카카오페이지는 버추얼 걸그룹 오디션 ‘소녀 리버스’를 선보였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버추얼 그룹 메이브를 데뷔시켰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버추얼 모델이 처음 나왔을 땐 ‘불편한 골짜기’(인간과 유사한 로봇 등을 보며 느끼는 불안감) 반응이 있었는데, 지금은 성공사례가 생기고 있다. 대형기획사가 버추얼 시도를 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고 분석했다.

버추얼 아이돌의 시초는 1998년 데뷔한 ‘국내 1호 사이버 가수’ 아담이다. 플레이브, ‘소녀 리버스’는 가상 캐릭터 뒤에서 사람이 노래한 아담 방식을 발전시킨 형태다. 플레이브는 사람이 장비를 착용하면 화면에 버추얼 캐릭터가 등장, 말과 움직임을 캐릭터를 통해 보여준다. 이를 중계하는 형태로 음악방송, 콘서트, 쇼케이스 등을 소화한다. 인기도 상당하다. 지난 2월 발매한 미니앨범 2집 ‘아스테룸:134-1’은 일주일 만에 57만장 팔렸고, 수록곡 모두 음원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소녀 리버스’도 걸그룹 출신 참가자들이 3D 장비를 착용하고 화면을 송출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4인조 버추얼 아이돌 메이브는 ‘소녀 리버스’와 시스템이 다르다. 사람이 본체 역할을 하지 않고, 외형부터 목소리까지 AI 기술로 만든 가상의 존재다. 곧 선보일 나이비스는 가상세계 캐릭터로, 현실 세계의 에스파와 가상세계 속 이들의 아바타인 아이-에스파를 서포트하는 역할을 한다. 세계관에만 등장하던 가상 캐릭터가 가수로 데뷔한다는 소식에 많은 관심이 쏟아진다. 나이비스의 음색은 성우 12명의 목소리를 AI로 분석해 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M 관계자는 “AI 기술을 활용해 움직임과 목소리를 만들고, 실시간 소통까지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을 통해 선보였던 다양한 버추얼 휴먼도 잇따라 가수로 데뷔한다. 지난 2월 JTBC 특집 프로그램 ‘리얼라이브’ MC 이아는 7일 데뷔곡 ‘우리의 계절’을 공개했다. MBC ‘PD가 사라졌다’의 MC 수비는 7월에 가수로 데뷔하며, 향후 이아와 버추얼 그룹 ‘시즌’으로 활동한다. 제작사인 스튜디오메타케이 김광집 대표는 “AI 가상 아티스트가 드라마·영화·광고에만 국한되지 않고 활동 범위를 점점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는 “버추얼 가수는 스캔들 등 리스크가 없고, IP(지식재산권) 활용이 비교적 자유롭다”며 “충분히 K팝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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